[미디어펜=석명 기자]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운동처방사에게 징역 8년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1부(김상윤 부장판사)는 22일 의료법 위반과 사기, 폭행, 유사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안모 씨(46)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8년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한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수강과 7년 동안 신상정보공개, 7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치료를 명목으로 선수들을 구타·추행하고 이를 못 견딘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피해자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등 고통이 엄청났는데도 어떤 피해 복구도 이뤄지지 않아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죄질이 불량하고 죄책이 무겁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에서 '팀닥터'로 불리며 활동한 안씨는 의사 면허나 물리치료사 자격증 없이 선수들에게 의료행위를 했다. 또한 팀 소속 선수 여러 명을 때리고 폭언 등 가혹 행위를 했으며, 일부 선수들을 성추행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 "어린 선수들이 오랜 기간 피고인 범행에 노출됐고, 한 선수는 사망에 이르러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안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 지난해 7월 故 최숙현 선수 사건을 다룬 국회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참석한 최숙현 선수 부모. /사진=더팩트 제공


선고 후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와 동료선수들은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에 비해 초범이라는 이유로 검찰 구형보다 약한 형량이 선고된 것은 아쉽다"고 얘기했다.

한편 안씨와 함께 기소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전 감독 김모 씨와 주장 장모 선수, 동료 김모 선수 등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김 감독에게 징역 9년, 장 선수에게 징역 5년, 불구속기소된 김 선수에게는 징역 8월을 각각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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