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의 '영원한 홈런왕' 오 사다하루(81)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단 회장이 고(故) 행크 아론(향년 86세)을 각별히 추모했다.

오 사다하루(왕정치) 회장은 행크 아론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23일 소프트뱅크 구단을 통해 애도의 성명을 냈다. 

오 회장은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의 거울과 같았던 아론이 떠났다. 언제나 신사였던 그는 홈런, 타점, 최다루타 등 대단한 기록을 세운 선수였다"면서 "그는 미국, 나는 일본에서 야구 전파를 위해 힘쓴 친구다. 여러모로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 훌륭한 야구 인생을 살았다. 명복을 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행크 아론이 통산 755홈런을 친 메이저리그의 홈런왕이었다면, 오 회장은 868홈런을 날린 일본의 홈런왕이었다. 

   
▲ 사진=WCBF 홈페이지


오 회장은 일본 야구의 자존심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일본리그의 수준과 구장 규모 등을 이유로 오 회장의 '세계 최다 홈런' 기록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다. 또한 행크 아론의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기록은 배리 본즈(762홈런)에 의해 깨졌지만, 본즈의 약물복용 때문에 아론을 '진정한 홈런왕'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다.

홈런 수와 관련한 이런 논란과 상관없이 행크 아론과 오 사다하루는 현역 시절부터 '홈런'으로 교류하며 친분을 쌓았고, 은퇴 후 함께 어린이 야구재단을 설립할 정도로 절친 관계를 이어왔다.

두 사람은 현역 시절이던 1974년 도쿄에서 홈런 레이스 맞대결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아론이 홈런 10개를 쳐, 9개의 오 회장을 눌렀다. 은퇴한 뒤인 1984년에 재격돌 이벤트를 가졌는데, 그 때도 아론이 홈런 4개로 2홈런에 그친 오 회장보다 더 많은 타구를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또한 두 사람은 1990년 LA에서 열린 세계 어린이야구 박람회에서 만난 것을 계기로 힘을 합쳐 1992년 비영리단체인 세계어린이야구재단(WCBF)을 설립했다. 야구의 세계적인 저변 확대를 위해 미국과 일본의 홈런왕은 의기투합해 꾸준히 교류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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