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고인이 된 행크 아론을 추억하며 애도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25일 '위대한 행크 아론을 추모하며'라는 특별기고문을 통해 '진정한 홈런왕' 행크 아론과 개인적인 추억을 돌아보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현역 시절 '헐크'로 불린 이만수 이사장은 3차례나 홈런왕을 차지했던 한국 프로야구 초창기의 대표적인 홈런타자였다.

이런 이만수 이사장이 행크 아론을 두 차례나 직접 만나 타격 지도를 받은 인연이 있었다.

   
▲ 1982년 행크 아론이 방한했을 당시 이만수의 타격 지도를 해주고 있다. /사진=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제공


이만수 이사장은 KBO리그가 처음 출범했던 1982년, 행크 아론이 8월과 10월 내한해 만남을 가졌던 당시를 추억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755홈런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남기고 은퇴한 아론은 1982년 8월 내한해 이만수 등과 홈런 레이스를 펼쳤고, 10월에는 삼성그룹의 특별 초청으로 또 한국을 찾아 이벤트 경기도 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그때 그의 나이 만 48세, 나는 만 24살이었다. 야구를 시작하고부터 늘 동경하던 선수와 함께 홈런 레이스를 하고 개인 지도까지 받았으니 나에게는 그야말로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고 행크 아론과 직접 만났던 순간을 기억했다. 

이 이사장은 "무엇보다 행크의 인품과 온화한 성격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했으며 "일본야구의 영향을 많이 받던 시절 다운스윙을 하던 나에게 왜 레벨스윙을 해야 하는지 시범을 보여가며 찬찬히 설명해주고 땅볼을 많이 치던 나에게 볼 맞히는 포인트를 왼발 앞에 두고 치라는 팁을 주었다. 그 작은 팁 하나가 그 후 타격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행크 아론의 타격 지도로 영향을 받은 점을 생생히 전했다.

프로야구 원년 13개의 홈런을 쳤던 이만수 이사장은 그 다음해인 1983년부터 85년까지 3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행크 아론의 타격 지도를 받은 이후 홈런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장은 특히 행크 아론이 "왜 땅볼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느냐", "왜 공이 뜨지 않느냐"고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스스로 타격 기술을 깨우치도록 해준 점을 '당황스럽고 신기했던' 경험으로 꼽았다. 

이 이사장은 행크 아론이 단순히 홈런을 많이 친 선수이기 때문이 아니라 "훌륭하고 뛰어난 야구 실력도 갖추고 있었지만 유니폼을 벗고 사회에 나와서도 항상 선한 영향을 사람들에게 끼치면서 한 평생을 살았다"는 점에 특별한 존경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백인들의 전유물 같은 메이저리그에서 흑인선수로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면 행크의 멘탈이 참으로 강했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굳건하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인내가 있었을까?"라고 반문하면서 흑인 인권운동과 사회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행크 아론의 사회 참여를 기렸다. 

끝으로 이 이사장은 "이제는 차별도 없고 아픔도 없는 곳에서 편히 쉬기를"이라며 행크 아론의 영면을 바라는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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