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신세계그룹이 프로야구팀 SK 와이번스를 인수했다.

신세계그룹(이마트)은 26일 1352억8000만원에 SK 와이번스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는 2월 23일 본계약을 체결하고, 3월에는 새로운 팀명으로 창단해 2021시즌 KBO리그에 참가한다는 일정도 공개했다.

이로써 신세계는 인천 연고의 6번째 프로야구팀 주인이 됐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가 6개 팀으로 출범할 당시부터 인천에는 연고지 팀이 있었다. 추억의 삼미 슈퍼스타즈다. 

이후 인천 프로야구팀은 많이 바뀌었다. 1985년 청보 핀토스로, 1988년 태평양 돌핀스로, 1996년 현대 유니콘스로 주인이 바뀌었다. 현대가 연고지 이전 파동을 일으키며  인천을 떠났을 때 SK 와이번스가 해체된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들 위주로 2000년 인천 연고 팀을 창단했다.

   
▲ SK 와이번스의 홈구장 인천 문학구장 전경. /사진=더팩트 제공


SK 와이번스 창단 후, 드디어 인천은 안정적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연고팀을 가지게 됐다. SK는 4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 강팀의 자리를 굳혔다. 

다만, 쌍방울 선수들이 창단 멤버로 대거 합류한 관계로 SK는 연고지 색깔이 옅다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SK 와이번스는 '스포테인먼트' 기치를 내세워 팬층을 조금씩 넓혀갔고, 인천 연고팀 가운데 가장 오랜 20년 이상 장수(?) 구단이 됐다.

그런데 너무나 전격적으로 SK 와이번스의 매각 결정이 내려졌고, 신세계로 인천 프로야구팀의 명맥이 넘어가게 됐다.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인천만큼 많은 프로야구팀이 나타났다 사라진 경우는 없었다. 대구의 삼성 라이온즈, 부산의 롯데 자이언츠 두 팀이 원년부터 지금까지 팀명과 연고지를 지켜온 것고 비교가 된다.

인천은 신세계가 벌써 6번째 연고 팀이다. 정들 만하면 연안부두를 떠나는 배처럼 보인다. 그나마 SK가 오래 정박해 그대로 정착하는가 했으나, 갑자기(뒤통수 때리듯) 작별을 고했다. 

신세계는 어떨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야구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유통과 프로야구팀의 융합을 꾀하겠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한다든지, 돔구장 건설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를 한다든지 하는 청사진도 펼쳐보였다. 

언젠가 신세계 프로야구팀이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문팀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인천 야구팬들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바라는 것 중 하나는 쉽게 떠나거나 사라지지 않고, 팬들과 오래 호흡하는 구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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