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조 바이든 미국 신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블링컨 장관의 취임 일성은 역시 동맹과 다자주의에 방점이 찍혔다. 블링컨 국무장관이 취임하자마자 일본과 한국 외교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경화 장관과 블링컨 장관과의 전화통화와 관련해 외교부는 북핵 문제 해결의 시급성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강 장관과 통화에서 인도‧태평양지역과 전세계에서의 한미동맹의 영속력과 또 지속적인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조했다고 우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외교의 우선순위가 대중 정책에 맞춰지고 이를 위해 동맹국 규합을 방법론으로 실천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양국이 벌이는 외교전에 따라 미중 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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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청와대·바이든 대통령 페이스북 |
백악관도 25일(현지시간) 중국 문제에 대해 “일부 전략적 인내를 갖고 접근하고 싶다”면서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논의하고, 동맹국들과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부연해 이런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우선 미국은 중국에 대해 무역 불공정 관행과 인권침해 등 문제를 들어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각료들이 후보자 시절 청문회에서 밝힌 발언을 보면 블링컨 국무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에 강경한 접근법을 취한 것은 옳은 일”이라고 말해 대중정책에서 유일하게 전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갈 의지를 밝혔다.
애브릴 헤인스 DNI 국가정보국장은 “정보활동과 무역 분야에서 중국은 확실히 적국”이라고 발언하고 “중국의 불법 행위와 인권침해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 정보력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중국이 불법 보조금과 덤핑, 지식재산권 도둑질, 무역장벽 등을 동원해 미국기업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을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미국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위협으로 코로나19와 중국 및 러시아와의 전략적 경쟁, 이란과 북한의 위협을 거론했다. 그러면서도 북핵 문제에선 중국을 협력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전부터 물밑에서 이른바 반중전선 구축을 허물기 위해 선제적인 노력을 전개해왔다. 지난해 11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의 행보가 관련 행보이다.
하지만 중국은 동시에 미국에 대화를 제의하며 이중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 타임스가 22일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협력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중국이 외교를 총괄하는 양제츠 공산당 정치국원을 미국에 파견하는 일정을 바이든 행정부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화상으로 열린 APEC정상회의에서 “CPTTP 가입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TP)는 당초 미국이 주도해서 만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도널트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이 탈퇴한 이후 일본, 호주 등이 주도해 11개 국가가 수정해서 만든 협정이다.
중국은 그동안 CPTTP를 자국에 대한 경제적 포위망으로 인식해왔는데 입장을 바꿔 스스로 이에 동참할 것을 시사한 것이다. 시 주석은 26일 진행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CPTTP에 대해 한국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미국과 중국 모두 다자주의에 기반한 외교정책으로 경쟁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보여 한국정부에 대한 압박도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전개되는 외교전에 따라 미중관계가 적대적 경쟁으로 비화할 수도, 경쟁적 공존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다자주의로 대응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해법이 나온다.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한 불만 요소는 인권침해,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상업 관행, 외교‧안보‧정보 분야에서의 공격적이고 강압적인 행동, 도전적인 군사력 증강, 대만 겁박 등 다섯가지가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왕 정책위원은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 재조정을 앞두고 유리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1차적으로 강경한 수위와 경고 및 압박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보이고, 중국은 미국 동맹국을 교란하면서 동시에 미국에 대화 제안으로 유화 전술을 취하고 있다”면서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이 선택을 강요받지 않으려면 정부가 일관되면서도 합리적인 논리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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