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이명박정부 때부터 아이디어 차원 검토”…야 “정부가 직접 경위 밝혀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통일부가 31일 지난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 구상’ USB에 원전과 관련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에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는 원전이라는 단어나 관련 내용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야권에선 지난 2018년 ‘판문점 도보다리 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건넨 ‘한반도 신경제 구상’ USB 자료에 담긴 발전소 관련 내용 중 원자력발전소가 포함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 원전 추진’ 논란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적행위”라고 공격한 이후 청와대가 “북풍공작”이라고 맞받으면서 격화하고 있다. 청와대는 김 비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이다.

조한기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제안한 것 아니냐’는 의혹 보도에 대해 “거짓”이라며 “두 정상이 물밑 거래를 했을 것이라 은연중 연상시키는 악의적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1차 남북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만나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산책하고 있다. 2018.4.27./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에서 “북한에 원전 건설 추진은 이명박 정부가 제일 먼저 구상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윤준병 민주당 의원도 “북한 원전 건설이 박근혜 정부 때부터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영대 민주당 의원은 31일 논평에서 “북한 원전 건설 구상은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천영우 외교통상부 2차관이 처음 언급했다”며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감사 방해를 위해 파쇄됐다는 문서 대부분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생산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극비리 북한 원전 건설’이라는 적반하장식 막장 시나리오에 나경원 오세훈 서울시장 예비후보까지 가세한다”며 “현실 판단력을 상실한 제1야당에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권은 정부 여당의 반응에 대해 적반하장이라면서 제대로 된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가 관련 의혹에 대해 박근혜 정부 당시 문건, 부처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호도하고 있다”며 “여당 뒤에 숨지 말고 직접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김종인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가 모여 대북 원전 의혹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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