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수준 총 취업자 기준 상위 10% 안에…국민연금보다 2.6배 많아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국민연금, 공무원연금의 수급 특성 다르지만 상황은 변해

공무원연금개혁에 대응하는 공무원들의 반응은 일정하다. 공무원들은 공무원 처우가 열악하다고 항변하며, 공무원연금에 ‘재직 시 받지 못한 후불 임금’적 성격이 있다고 주장한다. 일견 맞는 말이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평균 가입기간이 20년인데 비해, 공무원연금 수급자의 평균 가입기간은 31년이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제도의 수급 특성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공무원 퇴직자가 급증하고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상황은 변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이 시작했던 1960년, 평균수명은 52세였다. 50년이 지난 지금의 평균수명은 81세로, 30년 가까이 기대수명이 늘었다. 이처럼 공무원연금 수급자가 늘어나면서 공무원연금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01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세금으로 보전해준 금액은 12조원이다.

더 큰 문제는 현재의 공무원연금이 그대로 운영될 경우, 2080년까지 1278조원의 정부 보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제도의 수급 특성이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연금의 재정건전성 및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신호등은 빨간 불을 가리키고 있다.

   
▲ 대전·세종지역 공무원 노동조합이 공적연금강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12월 13일 오후 대전 서대전공원에서 열려 조합원들이 피켓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공무원연금의 소득 수준, 매우 높아

공무원연금의 소득 수준 관련 지표도 공무원들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공무원연금 소득대체율(퇴직금 포함)이 71%인데 이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42%)과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국민연금의 보험료 소득 상한은 408만 원인데 비해 공무원연금은 805만 원으로 설정되어 있기도 하다. 공무원연금의 월평균 수급액은 219만 원으로 국민연금의 84만 원 보다 2.6배 많다.

참고로 우리나라 보다 국민소득이 1.5배인 일본과 비교해보아도 우리나라 공무원연금의 소득 수준은 과하다. 일본 공무원연금의 월평균 수급액은 185만원이다(한국의 85% 수준). 그런데 그나마 2015년부터는 165만원으로 내린다. 일본 공무원연금은 일본 국민연금(후생연금)과 2015년부터 완전통합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에 대한 공무원들의 기본 인식

전공노, 공투본, 공무원들이 계속해서 얘기하는 것이 “본인들의 임금은 민간 대비 84.5% 밖에 안 되는 박봉”이라는 말이다. 이 통계의 출처는 <국정통계 e-나라지표>이다. 해당 지표는 상시근로자 10인 이상 중견기업 사무관리직의 보수를 10으로 놓고 공무원 평균임금을 비교해 놓았다. 이것이 2013년 기준으로 84.5%인데, 이를 놓고 전공노, 공투본, 공무원들은 “공무원연금이 자신들의 저임금에 대한 후불임금적 성격을 가진다”고 얘기한다.

얘기가 전제하는 바는 공무원 보수가 중견기업 사무관리직 수준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백만 공무원들은 수천만 국민들을 붙잡고 이를 설명해 보라. 어느 국민이 이를 이해하고 존중할까. 공무원들이 국가경제에 어떠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지, 가계와 자영업자들 주름을 공무원들이 어떻게 펴주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수만 개 수십만 개의 국내 해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윤을 내는 중견기업이 공무원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이 평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무원들이 스스로 ‘중견기업 사무관리직’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적자 투성이 공기업을 운영하면서 성과급을 받는 이들을 거론하기도 아깝다. 지방 거의 모든 지자체가 적자이며 중앙정부 또한 국채 발행을 통해 적자운영을 꾀하고 있다. 정부실패, 적자 재정의 주역인 공무원들을 중견기업 수준으로 대우하자는 주장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 12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공무원연금개혁 국민운동본부, 바른사회시민회의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연내 공무원연금 개혁안 통과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공무원 처우가 열악하다? 공무원연금의 불편한 진실

현재 공무원 평균임금은 월 435만원, 연 5220만원(2012년 기준, 대략 1인당 200만원 내외의 복지포인트 제외, 초과근무수당 등 포함)이다. 이는 국가 전체의 임금 근로자(약 2500만명) 중 국세청 소득 신고자(2012년 기준, 1576만8000 명)만 따져도 국세청 소득 신고자 중 상위 17%에 드는 수준이다. 참고로 국세청 소득 신고자 1576만 명 중, 연 2000만 원 이하의 비중은 48.8%이며 1000만 원 이하는 24.0%다.

공무원들의 평균임금 수준은 300인 이상 민간사업체의 보수보다 높다. 공무원 임금이 민간 대비 84.5% 밖에 안 되는 박봉이라는 말은 공무원들의 비겁한 변명에 불과하다. 공무원들의 평균임금은 우리나라 1인당 GDP(2560만원)의 2배에 달한다.

국가 전체의 임금 근로자, 즉 총취업자는 2500만 명이다. 반면에 공무원 임금과의 직접 비교대상인 국세청 근로소득 신고자는 1577만 명이다. 총취업자 중 통계에 잡히는 않는 1000만 명 대부분은 국세청 근로소득 신고자에 비해 임금 고용 조건이 더 열악한 사람이다. 이를 감안하면, 공무원 160여만 명은 총취업자 2500만 명을 기준으로 해서 10% 안에 거뜬히 들어갈 것이다.

게다가 공무원들은 어떤 일을 어떻게 하든 잘리지도 않는다. 구조조정은 그들에게 먼 나라의 얘기다. 기업의 치열한 인사경쟁과 달리 공무원들은 노동생산성이 더 떨어져도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받는다. 고참 공무원들의 임금은 신참자의 3배 수준으로 올라간다. 정말 멋진 세상이다. 공무원만 되면 일생의 안락이 보장되니 말이다. 이것이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직종 직급을 가리지 않고 ‘수백 대 일’을 가뿐히 넘는 이유다.

엄살 심한 ‘지록위마’ 공무원들

공무원들의 안정성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공무원들이 본인들 처우의 직접적인 비교 대상으로 삼는 중견기업 사무관리직은 대리에서 과장, 과장에서 팀장, 그리고 실장-국장-본부장-이사로 올라갈수록 극심한 피라미드 구조를 보인다. 잘리지 않고 쉰살이 될 때까지 회사생활을 버티는 사무관리직은 한줌에 불과하다. 구조조정을 가리지 않는 민간과 자신들을 비교하는 공무원들은 가히 ‘지록위마’라고 일컬을 수 있다.

공무원 평균 보수는 일부 대기업 공기업의 사무관리직, 전문직 평균 임금과 비교하면 좀 낮을지 모른다. 본인들의 주장대로 15% 정도 말이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임금 수준은 세금을 내어 공무원들 월급을 마련해 주는 국민 대다수 보다 높고, 이 또한 정년을 꽉 채워 일하신다. 금수저 철밥통을 들고 있는 공무원들께서 엄살이 심하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