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혐의를 받고 있는 LG전자 조성진(58·HA사업본부장) 사장이 검찰에서 15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판사 이주형)는 지난 30일 오전 10시에 출석한 조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음날 오전 1시20분께까지 장시간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31일 새벽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뉴시스

조 사장은 검찰청사를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혐의를 인정하는지’, ‘세탁기 파손과 관련돼 제품을 시험해 본 것이라는 것이 공식입장인지’ 등을 묻는 질문에 “성실하게 조사 잘 받았다”고 말한 뒤 귀가했다.

조 사장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가전전시회(IFA) 기간 중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사장을 상대로 당시 삼성전자 세탁기를 실제로 만지거나 파손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으며 조사 결과와 증거물 분석을 토대로 사법처리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IFA 2014 기간 중 자사의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혐의로 조성진 사장과 조한기 상무(세탁기연구소장), 임직원들을 업무방해, 명예훼손,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또 독일 자툰 슈테글리츠 매장에서도 세탁기 3대가 파손된 사실이 추가로 발견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양복 차림의 동양인 남자 여러 명이 제품을 살펴보다가 그 중 1명이 세탁기를 파손하고 현장을 떠나는 장면이 발견됐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제품을 파손시킨 인물로 조 사장을 지목했다.

검찰은 조 사장이 수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하자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LG전자 본사와 경남 창원 공장을 압수수색하고 임직원 9명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노트북컴퓨터, 업무일지·메모지 등 각종 문건, 휴대전화 및 이메일 내역 등을 집중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