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란 신뢰회복 첫걸음으로 삼고 동결된 원화자금 해결 협력키로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이란 정부가 약 한달 전부터 억류 중인 한국 선박의 선장을 제외한 나머지 선원들에 대한 억류를 우선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2일 외교부에 따르면 세이에드 압바스 아락치(Seyyed Abbas Araghchi) 이란 외교부 차관은 이날 오후 최종건 제1차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알려왔다. 다만 이란은 선박 관리를 위해 필요한 한국인 선장 1명을 남겨두고 모두 풀어주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차관은 잔류 예정인 선장과 선박이 조속히 억류에서 해제될 수 있도록 이란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아락치 차관은 사법절차가 진행중인 동안 선장에 대해 인도적 처우와 충분한 영사조력을 보장할 것을 약속했으며, 현 상황의 조속한 종료를 위해 상호 지속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

   
▲ 지난달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되는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 모습. 오른쪽이 이란 혁명수비대가 타고 온 고속정이다. 사진은 나포 당시 CCTV 모습. 2021.1.5./사진=연합뉴스

외교부는 잔류 인원이 확정되는 대로 나머지 한국인 선원들을 테헤란으로 데리고 가 귀국 절차 등을 조율할 방침이며, 선사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다른 국적 선원에 대해서도 귀국 의사 등을 확인해 필요한 소통을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양국의 차관은 이번 통화를 한-이란 신뢰회복의 중요한 첫걸음으로 삼고 동결된 원화자금 문제 해결을 통해 서로가 어려울 때 돕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회복해 나가자는데에도 공감했다.

최 차관은 이란 동결자금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면서, 미국 측과 협의가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대미 협의를 투명하게 진행해 나갈 것임을 이란 측에 설명했다.

한편,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달 4일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를 나포, 한국인 5명을 포함해 미얀마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선원 총 20명을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항에 억류했다. 

이란은 나포 이유를 환경오염이라고 밝히면서도 한국에 묶인 70억 달러(7조 6,000억 원) 규모의 원유 동결 자금을 반환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란 원유 대금은 지난 2018년 미국이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린 후 동결된 상태다.

정부는 지난달 10일 최 차관이 이끄는 정부 교섭단을 이란에 파견하는 등 그간 선원 석방을 위해 이란과 대화를 이어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이란 의회 관계자를 만나 동결 자금 문제를 논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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