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음인 체질 주의…당분·동물성 지방 삼가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예방

   
▲ 최변탁 생명수한의원장
뇌졸중(腦卒中)이란, 뇌기능이 부분적, 전체적으로 급속한 장애를 입은 상태로서 한의학에서 오래전부터 ‘중풍(中風)’이라고 불려온 병이다. 우리나라 사망통계를 살펴볼 때 2004년 암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질병이다. 크게 보면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의 파열로 인해 뇌 조직 내부로 혈액이 유출되어 발생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으로 나눌 수 있다.

뇌경색은 전체 뇌졸중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데, 대부분 우리 몸, 특히 심장에서 응고된 혈액 덩어리인 ‘혈전’이 뇌혈관을 막거나, 뇌혈관 벽에서 자라나는 혈전에 의해 뇌혈관이 좁아져 뇌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끊어지면서 뇌세포를 손상시킨다.

뇌출혈은 뇌혈관이 어떤 원인에 의해 파열되어 출혈을 일으키면서 해당 부위의 혈액공급이 차단되어 뇌신경 등이 손상되는 것이다. 고혈압으로 인해 뇌실질내 혈관이 출혈된 경우와, 지주막 아래의 동맥류 등이 출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도 처음에는 뇌졸중같은 증상으로 시작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소실되고 뚜렷한 장애를 남기지 않는 일과성 허혈발작도 있다.

뇌졸중은 후유증이 매우 무서운데, 특히 반신불수, 감각이상, 두통, 현훈, 구토, 의식장애, 언어장애, 안면마비, 시각장애, 연하곤란, 치매 등이 끈질길 정도로 오랫동안 지속되어 수많은 환자들을 어렵게 만들게 된다.

운동, 지각 등 연락로는 해부학적으로 좌우가 교차하므로 우측 뇌에 손상이 오면 좌반신에 마비가 오고, 좌측 뇌에 손상이 오면 우반신이 마비되며, 좌측 뇌에 언어중추가 있으므로 좌뇌가 손상되면 언어장애도 동반할 수 있다.

발병 초기에는 저산소증, 흡인성 폐렴, 발열, 심근경색, 고혈압 등의 응급상황에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 특히 뇌졸중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최소한 증상발생 3시간 이내에 병원을 찾는 것이 골든타임이라고 볼 수 있다.

뇌졸중을 일으키는 7대 인자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음주, 흡연, 스트레스, 가족력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비만, 심장병 등도 중요한 원인제공자로 작동한다.

우선 겨울철 추운 곳으로 갑자기 나가거나 오랜 시간 머물지 않도록 한다. 또한 화장실, 목욕탕 등 급격한 기온변화, 혈압변화가 있는 곳을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적당한 운동, 과로 및 스트레스 조절, 염분섭취 제한, 기름기 있는 음식 제한 등은 필수적이다.

한의학에서는 모든 질병이 자연의 기상조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본다. 이를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 ‘6음(六淫)’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 바람(風)에 맞았다고 하여 ‘중풍(中風)’이라고 표현하였다.

뇌졸중의 전조증으로는 발작 전에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우며 다리가 휘청거리거나, 잠이 안오고 숨이 차며 밤에 소변이 자주 마렵기도 하고, 심한 경우엔 일시적으로 말이 어둔해 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이 위와 같은 증상을 보일 때는 주의해야 한다. 증상에 따라 우황청심환, 천마구등음 같은 약을 뵥용하거나 기혈순환을 촉진하도록 침구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이 진행되는 과정은 크게 폐증(閉證)과 탈증(脫證)으로 나눌 수 있다. 폐증은 손을 오므리고 입을 다물고 호흡이 거칠면서 손발이 강직되는 양상으로 나타나며, 이때는 우선 성향정기산 등 막힌 것을 여는 약을 쓰면서 손발 끝에 침을 놓거나 사혈을 하고, 수구와 인중부위에 침을 놓는 것도 좋다. 탈증은 기력이 떨어지면서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응급상황에 이르는 것으로 원기를 북돋워주는 약을 투여하도록 되어 있다.

뇌졸중의 원인을 한의학에서 관찰해 보면 풍(風), 화(火), 담(痰), 허(虛)의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풍(風)이란 외부적 기후변화(外風)와 장부기능장애로 오는 내풍(內風), 화(火)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에서 생기는 울화증세를, 담(痰)은 체액이 병적으로 변화한 것을, 허(虛)는 피로하고 원기가 부족한 허증 상태를 말한다.

사상체질적으로 살펴 보면, 중풍에 가장 이환되기 쉬운 체질은 태음인이다. 태음인은 본래 흡입능력은 큰데 반해 배출능력이 부족하여 습담(濕痰), 즉 노폐물이 쌓이기 쉬운 체질이다. 따라서 태음인은 당분이나 동물성 지방을 삼가고, 운동이나 사우나 등을 통해 땀을 많이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소음인은 냉성(冷性) 체질로서 소화력이 약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차갑거나, 밀가루음식, 과식 같은 것을 피하고 따뜻하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먹도록 한다. 반면 소양인은 열성(熱性) 체질로서 서늘한 채소류나 해물류가 좋고, 스트레스나 분노조절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뇌졸중이 왔을 때 응급상황에서만이 아니라 후유증 극복을 위해서도 침, 뜸, 한약은 매우 필요하다. 침치료는 뇌로 가는 혈관에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혈액공급이 충분치 못한 뇌경색 주변부를 풀어줄 뿐 아니라, 침과 같은 감각자극이 ‘뇌의 가소성(Brain plasticity)’을 촉진시켜 주변 뇌세포가 빠른 속도로 새로운 회로망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일부에서 지적하듯이 와파린,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약간의 피하출혈(멍)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나 결코 위험하지 않으므로 안심해도 좋다.

아울러 뇌졸중 후유증으로 감각 및 운동이상이 왔을 때도 침뜸치료는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준다. 이와 함께 성향정기산, 지황음자, 가미대보탕, 청폐사간탕 등의 한약재를 증상과 체질에 맞춰 꾸준히 투여하면 재활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최변탁 생명수한의원장, 미디어펜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