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34.7%…전년비 100% 이상 성장
해외 공장 신·증설…차세대 소재기술 등에 연구개발비 '몰빵'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입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배이션,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1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PHEV·HEV)용 배터리 사용량은 142.8GWh로, 전년 대비 21.0%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1~2분기 전기차 수요가 감소했지만,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이 중 K-배터리의 점유율은 34.7%로, 같은 기간 100% 이상 확대되면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 미국 조지아주 내 SKBA 제1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사진=SK이노베이션


업체별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23.5%로 중국 CATL(24.0%)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삼성SDI(5.8%)와 SK이노베이션(5.4%)도 각각 5·6위를 기록했다. 12월 기준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26.8%로 금메달을 받았으며, 삼성SDI(5.2%)와 SK이노베이션(4.8%)은 각각 5·6위로 집계됐다.

SNE리서치는 CALB가 세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는 등 선전했지만, CATL·BYD 등 나머지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으로 중국산의 입지가 축소된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계도 파나소닉·PEVE의 부진으로 점유율이 감소했다.

반면 한국산은 △테슬라 모델3(중국산) △르노 조에 △폭스바겐(VW) ID.3 △아우디 E-트론 EV △포드 쿠가 PHEV △VW 파사트 GTE △현대 코나 EV(유럽 물량) △기아 니로 EV 등의 판매량 확대에 힘입어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의 판매량(33.5GWh)은 전년 대비 2.7배, 삼성SDI(8.2GWh)도 85.3% 급증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7.7GWh)은 3.4배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사진=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에 유럽 3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추가적인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이 공장은 연산 30GWh 규모로, 헝가리 이반차주에 건설될 예정이다. 총 투자비는 22억9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으로, 최근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헝가리 법인(SKBH)에 11억4800만달러(약 1조2700억원) 출자를 결의한 바 있다.

이는 2025년 연산 125GWh+@ 달성을 위한 것으로, 축구장 98개에 달하는 70만㎡의 부지도 확보했다. 투자 규모 기준으로도  SK이노베이션이 유럽에 건설하는 배터리 공장 중 가장 크다.

삼성SDI도 연구개발비의 대부분을 차세대 배터리소재 기술개발 및 스마트 공장 구축 등에 집중 투입하고 있으며, 특히 올 하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는 5세대 전기차배터리(Gen. 5)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Gen.5는 니켈 함량 88%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 기술을 접목시킨 것으로, 주행거리를 늘리고 코발트 비중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3분기까지 6197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했으며, 4분기를 포함하면 8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매출의 6%를 넘는 것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LG에너지솔루션도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체계 구축을 위해 솔루스첨단소재 유럽법인에 575억원을 투자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며, 올 1월부터 2025년 말까지 5년간 전지박을 공급받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국내 업체들의 성장세가 꾸준하게 이어지는 등 선방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 전략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