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감정 묻어나도록 여당 대표 의견 반박한 것 부적절"
최인호 "홍남기, 공개 반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잘못된 행태"
[미디어펜=박민규 기자]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보편·선별 지원을 준비하겠다고 말한 것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즉각 반대 뜻을 피력하자, 당에서는 '사퇴해야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전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며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해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홍 부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전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물론 화수분도 아니다"라는 반대 의사를 전했다. 

이를 두고 당에서는 거취까지 거론하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염태영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께서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논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해 감정이 묻어나도록 여당 대표 의견 반박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생각했다"며"지금 위기를 넘기고 국민에게 봄을 돌려줘야 하는 정부여당의 공동책임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당내 '5선 중진' 설훈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에서 홍 부총리를 향해 "홍 부총리가 민생현장이 얼마나 급박하고 어려운지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외면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정말 '한가한 소리'라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은 과감한 재정 투입으로 소상공인 살리기에 적극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재부는 전쟁이 나도 재정건전성만 따지고 있을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서민의 피눈물을 외면하는 곳간지기는 곳간지기로서 자격이 없다. 그런 인식이라면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4차추경에 필요한 재원확보는 이낙연 대표가 앞장서고, 당 지도부가 나서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서, 반드시 관철시켜나가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고자 당정 협의를 하겠다는 여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정무직 공직자가 기재부 내부용 메시지로 공개 반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잘못된 행태"라며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제기됐다"고 전했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날 이 대표는 최고위를 통해 "재정의 주인은 결국 국민"이라며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데 필요하다면 재정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고 다시 한번 지급 추진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늦지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자고 정부에 거듭 제안드린다"며 "당정협의에서는 맞춤형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한편 논란이 불거지자 홍 부총리는 수습에 나섰다. 오늘 국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재정당국의 입장을 굉장히 절제된 표현으로 말씀드린 것"며 "정부와 의견이 조금 다른 사안에 대해 국민들께 확정된 것으로 전달이 될까 (걱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SNS에서 드린 말씀은 많이 숙고하고 절제되게, 정중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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