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해외 현장 비용 반영에도 국내 분양시장 호조로 실적 방어 성공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지난해 코로나19 사태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에도 국내 4대 상장 건설사(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대우건설)가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로 해외 현장에서 공기지연 등에 따른 비용을 반영했지만, 국내 분양시장 호조 덕에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올해도 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국내 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양호한 수익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 국내 4대 상장 건설사 매출 및 영업이익./자료=각사


4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5490억원으로 2019년(8597억원)보다 36.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조2788억원에서 16조9709억원으로 1.8% 줄었다. 

현대건설이 부진한 실적을 보인 것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에서 약 1000억원의 비용을 반영하면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분기에 두바이 대관람차 500억원, 카타르 루사일 200억원, 쿠웨이트 LNG터미널 200억원 등 해외 프로젝트에서 비용을 선반영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선반영 비용이 총 23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로 해외에서 보수적인 회계 처리를 하면서 이익이 줄었지만, 국내 주택 부문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액은 2019년 7조2256억원에서 지난해 5조9278억원으로 18% 줄었지만 국내 매출이 10조532억원에서 11조430억원으로 9.8% 증가했다. 공종별로 보면 현대엔지니어링(HEC)의 지난해 매출액은 7조1884억원으로 2019년(6조8011억원)보다 6.7% 증가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건축·주택부문 5조7000억원으로 2019년보다 5.9% 늘었다. 플랜트·전력과 토목 부문 매출액은 1조9819억원과 1조5774억원으로 각각 1.4%, 38.5% 감소했다.

GS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10조1229억원, 영업이익은 7512억원으로 2019년보다 각각 2.8%, 2.1% 감소한 수치다. 국내 매출은 분양 물량 증대에 힘입어 2019년 7조3410억원에서 지난해 8조460억원으로 9.6% 증가했다. 또 주택 부문에서 높은 마진을 기록하면서 이익이 급증했다. 

반면 해외 매출은 주요 대형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3조760억원에서 2조770억원으로 32.5%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 1500여억원을 대손처리하면서 판매관리비가 급증했지만, 주택부문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받으면서 손실을 만회했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2만8600가구를 분양할 예정으로 이익 안정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올해 초 기업분할한 DL이앤씨는 지난해 매출액 10조2650억원, 영업이익 1조17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DL과 분할하기 이전 기준으로 2019년보다 각각 5.8%, 4.2% 증가한 수치다. DL이앤씨는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건설사업의 영업이익은 7413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석유화학사업부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3072억원과 637억원으로 2019년보다 각각 15%, 32% 감소했지만, 대림건설·카리플렉스 등 연결 자회사들이 373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호조세에 기여했다. DL이앤씨는 올해 매출액 7조8000억원, 영업이익 83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성공적인 주택 분양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583억원으로 2019년(3641억원)보다 53.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6.9%로 최근 5개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 8조1367억원 가운데 주택건축사업부문이 62.5%(5조831억원)를 차지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국내에서 3만3000여가구를 성공적으로 분양했으며, 올해 약 3만5000여가구를 분양해 민간건설사 중 최대 공급 실적을 3년 연속 이어갈 예정이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대형 건설사들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정부 규제 확대로 인한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심리 증가로 청약 광풍을 맞으면서 주택 부문 매출이 확대되고 이익을 냈다”며 “올해도 서울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 광역시의 신규 주택 공급 확대가 예정돼 있어 주택 매출이 이끄는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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