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신임 감독이 팀 타순을 백지 상태에 놓고 새로 구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팀 간판타자인 박병호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4번타자 기용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했다.

홍원기 감독은 4일 서울 고척돔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훈련에 앞서 "박병호에게 타순에 대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시범경기 전까지 여러 가지 타순을 놓고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얘기했다.

박병호는 누가 뭐래도 키움의 핵심 타자다. 2012~2015시즌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고, 미국 진출 후 복귀해 2019년 다시 홈런왕 타이틀을 따냈다. 통산 307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전형적인 거포다.

   
▲ 키움의 스프링캠프 첫날 홍원기 감독이 새 주장으로 선임된 박병호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하지만 박병호는 지난 시즌 타격 부진에 빠져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20시즌 그는 부상과 부진이 겹쳐 93경기 출장에 그쳤고 타율 0.223, 21홈런 66타점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4번타자로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5번, 6번 타순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키움에서 박병호를 능가할 4번타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타격파워를 갖췄던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로 떠나 팀 타선이 더욱 헐거워진 상황에서 박병호가 부활해 4번타자를 맡아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박병호는 이번 시즌 키움 주장을 맡아 책임감이 더욱 무겁다. 

그럼에도 홍 감독은 "박병호가 4번타자 자리에 가장 맞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본인이 부담을 느낀다면 선수와 상의를 해서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는 타순을 찾아보겠다"며 박병호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타순 구상을 차근차근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하성이 주로 맡아왔던 '강한 2번타자' 자리도 누군가로 채워야 한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강한 2번타자가 최근 야구의 큰 흐름이지만 강한 타자가 있어야 강한 2번 타순을 만들 수 있다"는 지론과 함께 타순에 어울리는 역할을 할 선수를 찾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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