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패배하는 순간 '간판' 내려야 하는 위기
'벼랑 끝에 선' 안철수, 더 이상 물러날 곳 없어
결과에 따라 야권 정계개편 주도권 쥘 수 있어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 대진표가 완성됐다. 국민의힘은 5일 본경선 진출자 4명을 발표했고, ‘제3지대 경선’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간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야권 단일화 결과와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승패 여부에 따라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수 야권의 대대적인 정계개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경선에는 나경원·오세훈·오신환·조은희 예비후보가 참여한다. 이들은 오는 8일 오후 11시에 기호추첨 및 미디어데이 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본경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최종 후보는 내달 4일 가려진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제3지대 경선’의 취지에 공감하고, 실무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해나가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는 100% 여론조사 방식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두 사람의 단일화 경선도 국민의힘과 비슷한 시기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야권 단일후보가 누가 되느냐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4·7 보궐선거 이후 야권에서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전국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 3연패를 당했다.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면 당의 존립이 흔들릴 수 있다.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패배할 경우 ‘자당 후보를 못 낸 제1야당’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간판을 내려야 한다(당내 관계자)”는 말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안 대표도 절실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2011년 ‘새정치’를 내세우며 안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선거에서 패배했다. 대권주자에서 체급을 낮춰가면서까지 출마한 만큼 사실상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5일 MBC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 우리당 후보가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기 때문에 단일화 이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단일화 규칙에 따라 누군가가 되면, (우리당 후보가 아니어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보궐선거 이후도 마찬가지다. 야권단일화로 승리한 만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자연스레 힘을 합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주 원내대표 역시 “후보 단일화를 거친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합당 논의가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안 대표가 야권 단일 후보로 최종 승리할 경우 합당 대신 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야권 헤쳐모여’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 이상 국민의힘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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