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하원 의장 "오늘 상원에서 본 건 비겁한 공화당원들"
트럼프 "미국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미국 상원이 현지시간 기준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탄핵심판 표결에서 탄핵안을 부결시켰다. 상원은 이날 오후 탄핵안 표결에서 유죄 57표, 무죄 43표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탄핵을 위한 유죄 선고에는 상원 100명 중 ⅔가 넘는 67명을 넘는 찬성표이 필요하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한 상태에서 공화당 17명의 이탈표가 필요했으나 이날 결과는 가결 쪽 10표가 모자랐다. 공화당에서는 7명이 유죄 선고에 찬성했다는 전언이다. CNN방송 등 외신은 리처드 버·빌 캐시디·수전 콜린스·리사 머코스키·밋 롬니·밴 세스·팻 투미 공화당 의원이 유죄에 투표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상원의 척 슈머 원내대표는 표결 후 발언 시간에 "비록 무죄가 선고됐으나 트럼프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대통령이었다"고 맹비난했다.

슈머 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폭력적으로 막고 국민의 뜻을 뒤집어 불법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폭도들을 고무하고 지휘하고 나아가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민주주의에 반(反)하는 것"이라며 "그 보다 더 미국적이지 않은 것은 없다"고 부연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페이스북

한편 민주당 하원 의원들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제이미 래스킨 하원 의원(탄핵소추위원단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선동당한 군중이 의회를 습격했지만 민주당은 의회를 지켰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헌법을 위반했고 우리는 헌법을 수호했다"고 자평하며 탄핵 추진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우리가 오늘 상원에서 본 것은 비겁한 공화당원들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표결 직후 성명을 통해 "미국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라며 "어떤 대통령도 결코 이 같은 것을 거쳐 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마이클 반 데르 빈 변호사도 "처음부터 탄핵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이는 정치적 증오에서 비롯된 것이고 정치적 마녀사냥은 패배했다"고 주장했다

의회 탄핵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지난달 6일 백악관 앞 연설을 통해 지지자들의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장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지난달 13일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소추안은 찬성 232명, 반대 197명으로 통과됐다. 탄핵안을 넘겨받은 상원은 지난 9일부터 본격 심리를 시작해 10일부터 이틀간 하원 소추위원단이 탄핵 혐의를 주장했다. 지난 12일에는 변호인단이 변론에 나섰다.

상원은 이날 5일째 심리를 진행해 최종변론까지 마무리하고 표결에 부쳐 탄핵심판 절차를 마쳤다. 이번 탄핵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2019년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관한 것이다.

하원 탄핵소추안이 통과돼 이듬해 2월 상원에서 부결된 이후 두 번째다. 탄핵심판의 발단이 된 의회난입 사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막판에 일어났다. 그러나 상원의 심리 절차는 지난달 20일 트럼프 퇴임에 따라 전직 대통령 신분인 상태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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