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드라마가 원작의 인기를 뛰어넘는 사상 초유의 일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tvN 드라마 <미생>을 패러디한 <미생물>의 방영시간이 다가올수록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생물>은 아이돌 연습생 출신으로 연예계 데뷔에 실패한 뒤 회사라는 냉혹한 현실에 던져진 주인공 장그래(장수원 분)가 위기마다 연습생 시절을 떠올리며 미생물에서 생물로 발전하는 과정을 담을 계획이다.

작품은 ‘패러디’라는 말이 앞에 붙긴 했지만 대략적인 줄거리가 원작인 <미생>과 유사함에 따라 원작의 감동을 간직하고 있는 시청자에게는 좋은 신년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얀 배경 속에 컴퓨터만 바라보는 사람들만 가득한 회사에서 소외된 사회 초년병이 따뜻한 동료들과 함께 적응해가는 이야기는 줄거리만으로도 <미생>의 진한 감동을 상기시키기 충분하다.

   
 

원작에 추가된 재미는 장수원과 개그맨들이 책임진다. 지난해 KBS2 <사랑과 전쟁>에 출연해 일명 ‘로봇연기’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장수원은 자신의 독창적인 무기(?)인 뻣뻣한 연기를 통해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미리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도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라는 한 마디 유행어만으로 고정화된 장그래의 이미지를 깨는데 성공했다.

이성민이 열연했던 오차장 역의 황현희를 비롯해 장도연(안영이 역), 황제성(장백기 역), 이용진(한석률 역), 이진호(김대리 역), 이세영(선차장 역), 정성호(최전무 역) 등 개그맨들이 재해석한 캐릭터의 매력을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미생>에 출연했던 오민석(강대리 역), 전석호(하대리 역), 최귀화(박대리 역) 등의 지원사격도 원작을 추억하는 이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요소다.

한발 더 나아가 “장수원의 연기가 늘고 있어 초심을 잃지 말라고 했다”는 발언으로 우려를 자아냈던 백승룡 PD의 재치도 깨알같은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장수원을 조종하는 듯한 사진을 공개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던 그는 “장수원의 연기가 늘었을지 걱정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안심해도 좋을 것 같다”며 안심하고(?) 볼 수 있는 재밌는 드라마를 예고했다.

<미생물>의 제작진과 출연진은 방송을 앞두고 심지어 <미생>의 인기를 넘어서겠다는 호기로운 목표까지 세웠다. 백승룡 PD는 언론 인터뷰에서 “(정규편성은)시청률에 달렸다. 2화까지는 인턴과정 마지막의 PT 장면이 담겼다”며 “반응이 좋고 시청률이 높으면 회사에서 결정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장수원도 패기 넘치는 시청률 공약을 세우며 이를 뒷받침했다. 1일 ‘미생 시청률 넘으면 시청자 100명과 요르단 간다’고 적은 팻말을 들고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린 그는 벌써부터 “요르단 설마 가게되는건 아니겠지?”라며 조심스레 떨고 있다.

   
▲ 백승룡 PD는 “장수원의 연기가 늘었을지 걱정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안심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공=tvN)

지금까지 개그맨들이 주축이 된 단편 패러디드라마가 등장했던 적은 있었으나 <미생물>과 같이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낸 적은 처음이다. 원작의 메시지와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덕분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들의 색다른 도전은 정말 원작을 뛰어넘는 시청률과 관심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예측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편 로봇연기의 창시자 장수원과 개그맨들이 뭉쳐 만든 ‘비슷하지만 다른’ 회사이야기 tvN <미생물> 1회는 2일(금)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