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권 서울시장 후보들, 연정 통해 화학적 결합 가능성 비쳐
김종인, 연정에 반대의사 비치면서 안철수와 새로운 갈등 가능성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핵심인 야권 단일화가 심상치 않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서울시 연립정부 구상을 고리로 공감대를 넓히면서 향후 보궐선거 이후의 야권 정계개편까지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최근 ‘MBN’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를 함께 힘을 모아 공동 운영하기로 합의하는 형태의 단일화가 된다면 유권자들 입장에서 기대해볼 만할 것"이라면서 "외국에는 연립정부의 실험이 있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같은 당 나경원 예비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성공적인 단일화로 선거에서 승리하면, 서울시 공동 운영은 당연히 실천해야 할 기본 과제”라며 "안 후보뿐 아니라 금태섭 후보, 더 넓게는 조정훈 후보까지도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자유주의 상식 연합' 구축을 제안했다.

이같은 주장은 100% 여론조사로 치러지는 본경선에서 민심을 끌어당기기 위해 통합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동시에 낙승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연정이 이뤄질 경우 단일화 과정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상대의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와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가 14일 서울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야권 단일화등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나경원 후보 페이스북 캡처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설 연휴 직전(8~9일)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서울시민 804명에게 실시해 공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5%p)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41.9%,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41.4%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단일 후보가 나 후보일 경우 46.0% 대 33.7%로 박 후보가 10%p 이상 앞섰다. 단일화가 무산돼 3자 대결로 치러질 경우엔 박 전 장관이 야권 후보들을 모두 앞섰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16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단순 단일화를 넘어서 연정 구상은 단일후보가 양측 지지층을 모두 끌어안을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컨벤션 효과까지 더해지면 1+1을 넘어서는 플러스 알파의 지지율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논의가 보궐선거 이후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야권 정계개편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주 “야권이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그 다음에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가에 생각이 모일 것”이라면서 야권의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발언을 내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 10일 “야권 서울시장 후보가 단일화되는 순간이 정계개편”이라고 주장했고, 나 예비후보도 “보궐선거가 합리적 진보와 중도, 합리적 보수가 모이는 플랫폼을 만드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정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비치면서 당분간 공식적인 논의가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나는 연립정부라는 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서울시에 연립정부라는 게 어떻게 형성될 것이냐”고 지적했다.

한편,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