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배구계에서 과거 학교폭력(학폭) 피해 폭로가 또 등장했다. 이재영·이다영(이상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의 학폭 논란이 촉발시킨 '학폭 미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16일 새벽 한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 '신입 프로여자배구 선수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학폭 피해를 주장했다.

모 프로배구단 신입선수의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A씨는 "초등학교 시절 3년간 다수의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 가해자들 중 OXX이 OX 배구단에 입단했다"고 현역 배구선수인 가해자를 거론했다.

   
▲ 사진=네이트 판 게시글 캡처


A씨는 가해 선수로부터 '거지 같다' '더럽다' '죽어라' 'XXX' 'X신' '죽으면 장례식장에서 써니 춤 춰주겠다' 등의 모욕적인 언어폭력과 욕설에 시달렸으며 이른바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학폭 피해 사례를 언급했다.('가스라이팅'은 상황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자신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지배력을 행사하여 결국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

A씨는 가해자였던 선수가 프로배구단에 입단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8일 구단 측에 피해 사실을 전했으나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후 가해 선수 부모님이 연락을 해와 "딸이 배구를 그만두면 너의 마음이 편하겠니. 너의 공황장애가 사라지겠니"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 15일 구단 측에 다시 연락을 취했으나 배구단 측에서 '이 일에 대해 해줄 수 있는게 없으니 사자대면을 해서 합의하라'고 했다"며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증거를 요구하는 등 구단 측의 대응 태도가 2차 가해가 되어 자신을 괴롭게 했다는 주장도 했다.

A씨는 "수면장애로 인해 지금 일주일 내내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가족 전체가 평범한 일상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 졸업하고 20살이 되면 행복할 줄 알았지만 그분 때문에 모든게 무너졌다"고 고통을 호소하면서 "이 글을 본 가해자들은 평생 죄책감 좀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 따돌림과 괴롭힘은 절대로 정당방위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학폭 피해자들의 폭로에 의해 가해 사실이 드러난 이재영·이다영은 소소팀의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국가대표 자격도 박탈 당했다.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소속 송명근·심경섭도 학폭 가해자로 밝혀져 시즌 잔여경기에 출전하지 않기로 하는 등 배구계가 학폭 사태로 휘청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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