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가의 최대 화두는 '옴니채널(Omni-Channel)'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아울렛 등 오프라인 매장과 더불어 인터넷몰이나 모바일을 함께 이용하는 '옴니채널 쇼퍼'가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가 옴니채널 전략의 사전 준비 단계였다면 올해는 구체적인 결실을 맺는 해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롯데 '옴니채널' 체험관 / 롯데그룹 제공

◆ 옴니채널은 무엇?

옴니채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유통 경로를 통해 소비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쇼핑 시스템을 말한다. 다양한 매체들의 통합으로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는 채널' 이라고 보면 된다.

옴니채널로 가는 길의 중심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화는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을 바꿨다. 소비자들은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끊임없이 상품가격과 상품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 비교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것.

모바일 쇼핑 시대가 활작 열리면서 언제 어디서나 검색과 쇼핑이 가능해졌다. 사단법인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올해 모바일 쇼핑 총액은 13조1400억원으로, 지난해(5조9100억원)에 비해 122.3%나 성장했다.

백화점에서 상품을 보고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고 가격을 비교한 후 모바일이나 온라인에서 구매를 하는 게 이젠 낯설지 않다. 이런 쇼루밍(showrooming)족들로 물건을 판매해야 할 백화점이 전시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롯데백화점이 고객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이용 고객 중 절반이 넘는 55%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모바일을 동시에 이용하는 옴니채널 쇼퍼로 조사됐다. 또 오프라인 매장만 이용하는 전통적 쇼핑 고객은 45%에 그쳤다.

이제 더 이상 오프라인 매장 개념의 유통 시스템만으로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유통채널과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해 주기 어려워졌다.

◆ 롯데·신세계 등 주요 유통기업, 옴니채널 '구축' 혈안

현재 롯데와 신세계 등 주요 유통 기업들이 옴니채널 구축을 위해 자금과 인력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내년 사업전략의 최대 역점 분야로 '옴니채널'을 강조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할인 행사 정보나 할인쿠폰 증정 등 고객 위치에 따라 스마트폰을 통해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비콘 서비스'를 통해 연 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그룹도 지난 1월부터 옴니채널 구축에 본격 나섰다. 온라인 복합쇼핑몰인 'SSG닷컴'을 출범시켜 백화점과 이마트에서 별도로 취급하던 150만여 개의 상품을 통합해 소비자가 편리하게 한 곳에서 제품을 둘러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편의점 업계인 GS25는 9월 옴니채널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 대형TV, 정수기, 비데 등의 전자제품과 보험 상품을 계산대에서 바코드만 입력하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세븐일레븐도 비콘 서비스를 통해 위치기반 서비스와 자전거를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옴니채널 기반 구축에 나섰다. 아마존라커와 유사한 픽업 서비스가 이뤄지는 것. 전국 7000개 이상 되는 점포에 옴니채널 시스템이 구축되면 구매 및 배달 서비스에 획기적인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옴니채널의 궁극의 목표에 대해 "백화점 등 매장에서 이탈하는 고객을 다시 유인하고 체류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초기 유통기업들의 과제가 좋은 부지에 점포를 만들고 고객을 몰리게 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IT를 접목해 안 오는 이들도 오게 만드는 것이 새로운 과제"라고 정의했다.

◆ 옴니채널 활성화 위한 유통업계가 넘어야할 산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옴니채널에 주목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까지 도입 초기 단계로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할 산도 많다.

특히 국내 유통업체 운영방식은 여전히 매장과 온라인 공간이 분리된 채 유지되고 있어 옴니채널을 도입하기엔 고객 및 재고관리 등에서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일부 업체들이 옴니채널에 힘을 쏟고 있지만 단순히 하드웨어 인프라 시설 구축에만 집중할 뿐 모바일 결제 환경 개선, 온·오프라인 통합적 공급망 관리(SCM) 구축, 콘텐츠 차별화 등 흐름에 맞는 시스템 변화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옴니채널을 도입한 기업들은 구매자의 데이터를 채널 구분 없이 통합해 이들의 요구사항을 전반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재고관리와 수요예측에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