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투표제 확산, 온라인 개최 확대…주총 생중계도
“주주가치 제고 노력 확대…감사위원 등 합리적 인사 영입 노력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올해 주요 기업의 정기 주주총회가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시장과 주주의 요구는 물론, 관계 법령 개정되면서 기업들은 다음달 예정된 정기 주총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계는 지난해 바뀐 상법 개정안에 따라 감사위원 분리선임에 대한 ‘3% 룰’이 처음 적용되면서 향후 기업 경영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다음달 많은 기업들이 정기 주총을 개최하고, 재무제표 승인과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 지난해 3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 51기 정기 주주총회'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올해 정기 주총의 특징은 전자투표제 도입과 온라인 개최 확대다. 다음달 17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하는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온라인 생중계를 병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소수 주주의 주총 참여도 늘어날 전망이다. 주주들은 별도 개설된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중계 참여를 신청하고, 안건별 질문을 사전 등록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12개 전 계열사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온라인 주총 병행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미 SK텔레콤이 지난해 온라인 주총을 병행한 데 이어 올해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이 온라인 주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LG그룹은 비대면 방식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LG전자와 ㈜LG 등을 비롯해 13개 상장 계열사가 일제히 주주총회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

올해 주총의 큰 변화 중 하나는 상법 개정안 적용이다. 과거에는 기업이 감사위원을 뽑을 때 이사를 먼저 선임한 뒤 이사들 중에서 감사위원을 다시 선출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감사위원 1명 이상을 이사와 별도로 분리 선출해야 한다. 이 때 의결권은 사외이사를 겸하는 감사위원을 뽑을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각각 3%씩 부여되된다. 사외이사를 겸하지 않는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 3%로 제한된다.

감사위원 재선임을 앞둔 기업들은 이사 선임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법제처장을 지낸 김선욱 사외이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돼 있다. 현대자동차, LG전자, ㈜LG, LG유플러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가스, 롯데케미칼, 현대중공업 지주 등 주요 기업들도 올해 감사위원 1명 이상을 새로 선임해야 한다.

재계에서는 당장 감사위원 선임 문제로 잡음이 발생할 대기업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상법 개정이 향후 경영 환경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외국계 펀드 등이 추천하는 인사의 이사회 진출을 걱정하고 있다. 감사위원의 정보 접근 권한이 큰 만큼, 기술, 투자계획 등의 정보 유출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또 이사회 안건 상정을 지연시키거나 배당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정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제도 팀장은 “전자투표와 감사위원 분리선임 제도가 도입되면서 기업들은 투자자에 대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처럼 감사위원과 사외이사의 장기간 연임은 어려울 것 같다. 앞으로 소수 주주와 기관 투자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인사의 영입 노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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