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관련 스팸 급증…SNS '클럽하우스'도 변질 우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사상 초유의 투자 열풍이 일면서 투자 관련 ‘스팸’ 역시 전에 없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번호를 바꿔가며 스팸 문자를 전송하는 기존의 수법은 물론, 최근 인기를 얻은 음성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클럽하우스에서까지 ‘불법 투자리딩’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 사진=연합뉴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투자 열풍에 편승해 ‘스팸문자’의 유통속도 또한 빠르게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스팸 차단 앱 ‘후후’를 운영 중인 후후앤컴퍼니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스팸 신고는 총 671만 757건 접수돼 전년 동기(605만 4515건) 대비 9.7% 늘어났다.

신고 내역을 내용별로 분류하면 ‘주식·투자’ 스팸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신고건수는 154만 682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늘어났다. 이들 스팸은 세력주, 작전주 등에 투자자를 동원하기 위해 발송된 것이거나, 주식 종목 추천 명목으로 이용료를 요구하는 것들도 있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식투자 열풍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스팸 또한 증가추세를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인터넷 주식카페에서 ‘주식과외’ ‘노하우 전수’ 등의 광고 또한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주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사용법부터 유망종목 물색방법, 차트분석법 등을 가르친다.

투자에 반드시 필요한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슈퍼개미 양성’을 명목으로 내건 어느 주식과외방의 경우 6회 수업에 수강료 1650만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투자자에게 돈을 받고 투자자문을 하기 위해선 금융투자업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고액의 수업료를 지불하는 상황을 막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과연 수강료 이상의 비법을 전수할 수 있는지, 그런 게 존재하기는 하는지 의문스러울 따름”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음성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클럽하우스’에도 주식을 테마로 한 대화방들이 슬슬 생겨나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누군가의 초대를 받아야만 가입될 수 있다는 점, 대화 흔적이 남지 않으며 대화내용이 녹음되지 않는 점 등에서 ‘불법 투자자문의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는 비공개 전환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이용해 불법 리딩방으로 변질된 사례들이 많다”면서 “최근 주식투자 열풍이 워낙 뜨거워 클럽하우스에도 비슷한 사례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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