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그랜드하얏트서울 배달음식 고객 잡기 위해 떡볶이, 족발 등 판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서울의 5성급 특급호텔에서 대표적인 '서민의 술'로 알려진 소주까지 판매한다. 판매가격도 3000원. 그 외에도 떡볶이, 돈까지, 족발 등도 호텔 내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호텔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워지면서 소주까지 판매해 매출을 올리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 그랜드하얏트서울의 아이스링크./사진=그랜드하얏트서울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남산의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최근 '스낵 투 고'라는 메뉴를 선보였다. '스낵 투 고'의 메뉴판을 보면 떡볶이와 어묵탕을 1만원에 판매한다. 족발도 2만5000원, 골뱅이 무침 1만6000원 등에 판매한다. 피자도 1~2만원 대로 매우 합리적인 가격이다. 특히 하이트진로의 '진로 소주'를 3000원에 판매하며, 오비맥주의 '카스 캔맥주'도 3000원에 판매한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투숙객에게만 판매하며, 투숙객은 룸에서 음식을 주문한 이후 호텔 내 지하에 있는 제이제이 델리에서 픽업하면 된다. 

그동안 특급호텔들이 '화요'와 같은 고급 소주는 미니바 등을 통해 판매한 적은 있으나 일반 소주를 판매한 경우는 그랜드하얏트서울이 거의 처음이다.

음식 메뉴도 떡볶이, 족발 등 일반 호텔에서 판매하는 음식이 아니다. 대부분 배달 수요가 많은 음식이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이 '스낵 투 고'라는 메뉴를 선보인 것은 배달음식에 빼앗긴 투숙 고객들의 음식 수요를 내부로 흡수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 그랜드하얏트서울의 '스낵투고'메뉴./사진=그랜드하얏트서울



배달앱 발달로 많은 호텔 투숙객들이 호텔 내에서 배달음식을 시키고 있다. 호텔 입구에는 어렵지 않게 배달 오토바이를 볼 수 있으며, 고객들이 입구에서 배달음식을 받아 객실로 가져간다. 호텔 측에서도 배달음식 쓰레기가 다수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통제할 마땅한 조치사항도 없는 상황이다. 호텔 내에 레스토랑과 룸서비스 등이 있지만,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스낵 투 고'는 배달음식을 겨냥해 내놓은 메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칫 특급호텔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이 메뉴를 선보이면서 외부에 일부러 알리지 않았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관계자는 "이 메뉴는 투숙 고객에게만 판매하는 서비스이고 매일 하는 것도 아니어서 홍보할 예정이 없다"라고 말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원래 호텔 내에 외부 음식을 반입해서는 안 되지만, 시대가 바뀌어 이를 통제하기도 어려운 세상이 됐다"라며 "그렇다고 배달음식 수요를 내부로 흡수하기 위해 배달음식 메뉴를 판매하는 것은 호텔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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