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소음진동 솔루션팀 신설
대우건설 스마트 3중 바닥구조 개발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코로나19 장기화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이에 따른 층간소음 분쟁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웃 간에 층간소음 갈등이 커지면서 보복소음뿐 아니라 폭력, 살인 등의 범죄로 번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층간소음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장기화되면서 소음이 아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가 고질적인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 롯데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등 건설업계가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22일 한국환경공단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집계된 층간소음 관련 민원은 4만2250건으로 전년 대비 61% 많아졌다. 2019년은 2만6257건이었다. 층간소음 민원 급증의 주된 원인은 방역수칙 강화에 따른 실내활동 시간 증가로 분석된다. 특히, 겨울로 접어들면서 집 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창문까지 닫고 살다 보니 층간소음 민원이 여름철보다 두 배로 폭증했다.

이웃사이센터가 지난해 방문상담을 한 내용을 토대로 층간소음 갈등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뛰거나 걷는 소리’가 61.4%로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망치 소리(4.7%), 가구 끄는 소리(4.6%), 문 개폐(2%), 악기연주(1.1%)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지난 8일 광주에서는 층간 소음 문제를 항의한다며 이웃집 출입문을 도구를 이용해 부순 사건도 있었다. 

이렇다 보니 대형건설사들이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최근 롯데건설은 층간소음 제로화를 위해 기술연구원 산하에 소음 진동 전문연구 부서인 '소음·진동 솔루션팀'을 신설했다. 팀은 관련 분야 석·박사급 인력 13명으로 구성됐다.

롯데건설은 "그동안 층간소음, 구조물 진동, 콘크리트 재료, 설계, 디자인 개발 등으로 분산돼있던 업무와 부서를 하나로 통합했다"며 "최근 대두되는 사회적 문제인 층간소음을 기술로 해결할 수 있도록 연구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부터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의 스티로폼 단열재와 고무 재질의 완충재 소재를 활용한 60mm 두께의 최고등급 층간소음 완충재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 완충재를 대구 남산 2-2현장 등 여러 현장에 적용해 층간소음을 개선해 주거 성능 혁신을 선도해 왔다.

층간소음을 유발하는 바닥 충격음은 흔히 두 가지로 구분된다. 숟가락, 플라스틱 등 딱딱하고 가벼운 물건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경량 충격음’과 발뒤꿈치, 농구공, 망치 등 무겁고 큰 충격에 의해 발생하는 ‘중량 충격음’이다.

층간소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충격음은 중량 충격음으로, 롯데건설은 그 부분에 주력해 오는 3월부터 새로운 완충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역시 최근 아파트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해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관련 기술의 특허 등록(특허 10-2210028호)을 완료했으며, 해당 구조를 시공하기 위한 추가 기술 2건도 특허 출원했다.

대우건설이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3중 바닥구조는 △1층(1st Layer)-내력강화 콘크리트 △2층(2nd Layer)-고탄성 완충재 △3층(3rd Layer)–강화 모르타르로 구성된다.

기존 아파트는 바닥을 시공할 때 콘크리트 슬래브(바닥판) 위에 차음재를 깔고 난방 배관을 설치하기 쉽게 기포 콘크리트층을 둔다. 이 기포 콘크리트층 위에 난방 배관을 설치하고 시멘트와 모래를 물로 반죽한 모르타르를 타설한 뒤 마루나 타일과 같은 바닥 마감재를 시공한다.

대우건설은 층간소음의 주요 원인인 중량충격음을 저감시키기 위해 콘크리트 바닥판의 강도를 높이고 차음재와 모르타르 두께를 늘렸다. 자체 개발한 건식 패드를 설치해 모르타르 두께는 기존 40mm에서 70mm로(강화 모르타르), 차음재 두께는 기존 30mm에서 40mm(고탄성 완충재)로 올렸고, 콘크리트 슬래브에 철근을 추가 시공(내력 강화 콘크리트)해 바닥 강도도 향상시켰다.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3중 바닥구조’는 시공 후 양생까지 최소 3일이 소요되는 기포 콘크리트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공기가 3일 가량 단축되고, 습식공사를 건식공사로 변경해 시공하기 편한 장점도 있다.

이보다 앞서 삼성물산도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층간소음연구소를 신설했다. 연구소는 석·박사급 인력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과 솔루션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층간소음 연구조직을 신설하는 것은 단순히 주거 성능 저하가 아닌 사회 문제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 공동주택 불편사항 1위로 층간소음이 지목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관련 분쟁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층간소음연구소는 ENG센터 산하 석박사급 인력으로 구성되며 연구소장은 부사장급인 ENG센터장이 담당하고 있다. 층간소음연구소는 층간소음의 원인과 현황 분석에서부터 재료와 구조, 신공법에 이르기까지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과 해결방안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해 나가고 있다. 특히 확보된 기술은 지속적인 실험과 검증을 통해 공동주택 건설현장에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이 밖에 DL이앤씨(옛 대림산업)도 지난해 3중으로 층간소음을 잡아낼 수 있는 바닥구조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고, 현대건설도 층간소음 저감기술 'H 사일런트 홈'을 올해부터 적용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2022년 7월부터 ‘사전 인증제도’인 인정바닥구조 제도를 폐지하고, 아파트 시공 후 바닥 충격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사후 확인제도’를 적용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