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백승호(24·다름슈타트)의 전북 현대 입단 추진이 없던 일이 됐다. 전북 현대가 수원 삼성과 백승호 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영입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백승호의 국내 복귀 시 영입 우선권을 가진 수원 삼성은 백승호 측의 사과를 요구했다.

전북 구단은 22일 백승호 영입에서 손을 뗀다고 밝히면서 "순리대로 백승호가 수원과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독일 2부리그 다름슈타트에서 뛰고 있는 백승호 영입을 추진했다. 백승호 측도 국내 복귀 의사를 갖고 전북 측과 입단 협상을 해왔다.

전북 구단은 백승호의 국내 복귀에 걸림돌로 여겨졌던 '5년 룰'도 문제 없음을 확인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을 통해 스페인축구협회에 백승호의 신분 조회를 했고, 벡승호가 2016년 1월 바르셀로나와 프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5년 룰' 적용 대상에서 벗어난다는 통보를 받았다.

'5년 룰'이란 아마추어 선수가 국내 성인 무대를 거치지 않고 해외 프로 무대로 진출할 경우 해외팀과 정식 프로 계약을 하는 시점부터 5년 이내에는 K리그로 복귀할 경우 최대 연봉을 3천600만원으로 묶는 규정이다.

   
▲ 사진=다름슈타트 SNS


이에 따라 전북과 다름슈타트의 백승호 이적 협상은 급물살을 타는가 했지만, 다른 결정적 문제가 남아 있었다. 수원 삼성의 유스팀 메탄중 출신인 백승호는 해외 진출 당시 수원의 금전적 지원을 받았고 국내 복귀 시에는 수원에 입단하기로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전북이 백승호를 입단시키려면 수원의 허가가 필요했는데 전북은 뒤늦게 이런 사실을 파악했다.

수원 삼성 측에 따르면 백승호는 지난 2010년 바르셀로나로 축구 유학을 떠나기 전 매탄고 진학 조건으로 수원으로부터 3년간 매년 1억원씩 총 3억원의 지원을 받았다. 이후 백승호가 바르셀로나 유소년팀과 5년 계약을 맺으면서 매탄고 진학이 어려워지자 'K리그 복귀 시 무조건 수원에 입단한다'는 조건의 2차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 지난 19일 수원 구단으로부터 백승호와 합의한 내용에 대해 통보를 받았고, 결국 논의 끝에 백승호 영입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수원 구단은 백승호가 K리그의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지원금을 돌려받는 것은 물론 손해배상 청구까지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수원이 이렇게 강경한 태도를 보인 이유는 K리그 유소년 정책의 취지를 지키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수원 관계자는 "만약 원금만 회수하고 끝낸다면 이것이 선례가 돼서 나중에 악용될 수도 있다. 유소년에 투자하는 K리그 구단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북이 백승호 영입 작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한 22일, 수원 측은 "백승호 측의 진정한 사과가 먼저"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수원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백승호 측과 만나봐야겠지만 우선 진정성 있는 사과를 먼저 받아야 한다. 백승호를 영입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라며 "이런 상황에서 백승호를 영입한다고 해도 수원 팬들의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원 삼성은 조만간 백승호의 부친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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