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전·월세 매물 88% '월세'
송파구도 73%로 높은 비중 차지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새 임대차법이 시행 이후 전·월세 시장이 '월세화'로 가속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월세 매물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 사진은 서울 강남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26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자사 앱에 등록된 수도권 전·월세 매물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달 월세 매물 비중이 지난해 10월에 비해 4.71%포인트 늘었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까지만 해도 다방 앱에 광고 노출된 수도권 전·월세 매물이 61.54%가 월세였다. 같은 해 10월 그 비중이 63.09%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이보다 더 늘어난 67.8%로 집계됐다.

이같은 전세의 월세화 가속화 현상은 서울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58.63% 수준이던 서울 매물의 월세 비중은 올해 2월 63.38%까지 상승했다. 매물 유형별로 보면 서울 원·투쓰리룸 월세 비중은 64.52%로 10월 대비 5.06%포인트 올랐고, 아파트도 4.62%포인트 올랐다.

특히 강남3구의 월세 비중 증가세가 가팔랐다. 강남구의 경우 1년 전 77.01%이던 월세 비중이 올해 2월에는 11.41%포인트 오른 88.43%가 됐다. 전·월세 매물 10건 중 9건이 월세인 셈이다. 서초구도 69.05%, 송파구도 73.28%의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경기·인천 지역도 지난해 2월 월세 매물 비중은 67.39%였으나 임대차법 시행 후 10월에는 69.27%로 1.88%포인트 소폭 상승했고 올해 2월 들어 72.38%로 3.11%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7월 말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을 때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면서,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돌리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가격 상승과 매물 품귀현상으로 인해 월세 중심의 거래가 크게 늘고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월 전월세 거래량 자료에 따르면, 확정일자 기준 1월 전월세 거래량은 17만 9537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전세 거래량은 10만5906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했다.

반면 월세는 7만3000여건 거래가 이뤄지며 전년 동월 대비 10.7%나 뛰었다. 이에 따라 1월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의 비중은 41.0%로 지난해 같은기간(38.3%) 대비 2.7% 증가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의 월세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월 아파트 월세비중은 37.0%로 전년 동월 대비 4.6%p 증가했다. 아파트 외 주택의 월세비중은 44.6%로 지난해보다 0.5%p 증가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공급대책이 발표됐음에도 최악의 전세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반전세나 월세 등의 임대 거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와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서민들의 주거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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