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 청장 발언, 국민불안 상황 오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찾아 예방 접종 모습을 지켜봤다. 

정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에 따라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전국의 65세 미만 요양병원·요양시설·정신요양·재활시설 종사자와 입원·입소자를 대상으로 이날 9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이 전국적으로 동시에 시작됐다.  

문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마포구보건소에는 마포구 내 요양병원(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 재활병원)·요양시설(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요양보호사 등 10명이 도착해 접종을 준비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백신 접종을 마친 푸르메 넥슨어린이 재활병원 김윤태 의사,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종사자인 이정선씨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2021.2.26./사진=청와대
보건소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문 대통령에게 예방접종 준비 상황을 보고했다. 정 청장은 “현재 요양병원은 1657개, 노인요양시설은 4000여개를 대상으로 한다”면서 “예방접종은 자발적인 동의 기반으로 예방접종을 시행하는데 요양병원은 93%, 요양시설은 96% 정도 수준으로 동의해주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상철 마포구보건소장의 안내로 문 대통령은 접종자 등록·대기→예진 및 백신 준비→접종→이상반응 관찰실→집중 관찰실 순으로 이뤄지는 예방접종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점검 중에 문 대통령은 정 청장에게 “우리 청장님은 언제 순서가 오세요?”라고 물었고, 정 청장은 “코로나 1차 대응요원들과 같이 진행하게 된다”며 “역학조사관들, 검역관들,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들이 1차 대응요원으로 접종을 시작해서 질병관리청도 일정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대통령한테는 언제 기회를 줍니까”라고 하자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청장님 대답 잘하셔야 될 겁니다”라고 했고, 정 청장은 “순서가 좀 늦게 오시기를”이라고 말해 일동이 웃었다.

문 대통령은 “가급적 1차 접종을 좀 빠른 속도로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요”라고 되묻자 정 청장은 “1차 접종을 맞고 이후 8주~12주 사이에 2차 접종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가급적 8주 정도로 권고하고 있다”며 “저희가 접종 날짜가 정해지면 안내문자로 전달해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1호 접종자인 김윤태 푸르메 넥슨어린이재활병원장과 2호 접종자인 이정선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작업치료자의 접종이 이어졌다. 

김윤태 원장이 “안 아프게 놔주세요”라고 하자 간호사가 웃으며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했고, 문 대통령이 역시 웃으면서 “아니, 의사선생님이신데”라고 했다. 정은경 청장도 “누구나 다 아프죠”라며 함께 웃었다. 

접종 뒤 소감을 묻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김 원장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억명이나 백신을 맞고 있다. 오늘 맞는 주사제도 수천만명이 이미 맞아서 안전성이나 효과성은 검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오히려 이제 맞고 나서 방심하는 것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직원들에게도 맞고 나서 방심하면 안된다. 나는 안 걸려도 내 손과 코에서 균이 다른 사람한테 옮아갈 수 있으니 계속 조심하자고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종사자인 이정선씨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21.2.26./사진=청와대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그동안 1호 접종자에 대해 설왕설래가 있었으나 이제 의미를 둘 필요가 없어졌다. 오늘 전국에서 접종한 국민 모두가 1호 접종자”라면서 특히 김윤태 원장의 1호 접종과 관련해 “백신접종 대상에서 아동이 제외된다. 그런데 면연력은 아동이 취약하기 때문에 코로나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어린이병원 종사자가 먼저 솔선수범해서 접종을 자처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또 “김 원장이 직접 밝힌대로 지난 1년동안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으나 백신접종 후엔 적극적으로 진료와 치료에 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어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 청장이 문 대통령에게 ‘백신접종 순서가 좀 늦게 오시기를”이라고 말한 것이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악의적으로 해석하면 백신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대통령은 좀 늦게 맞으라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백신접종에 대해 국민이 불안해 해서 대통령이 먼저 팔을 걷어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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