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사우디의 수출 원유 판매가격을 인하한 것과 함께 이라크 러시아 등의 원유 수출량 증가 등으로 급락했다.

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유가는 전일 대비 배럴당 2.65달러 내린 50.04달러,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브렌트 선물유가는 3.31달러 떨어진 53.11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특히 WTI는 이날 오전장에서 배럴당 49.95달러에 거래됐다. WTI 선물이 5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4월29일 이후 처음이다.

이렇게 국제 유가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요 산유국들이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치킨게임’을 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감산을 유보 한 바 있다.

아울러 사우디 국영 사우디 아람코는 오는 2월 중 미국으로 수출할 아랍 라이트의 OSP를 전월보다 배럴당 0.60달러 인하하기로 했다. 유럽으로 수출할 OSP도 전월보다 1.50달러 내렸다.

이라크 원유 수출 증가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라크 석유부에 따르면 구랍 이라크 원유 수출량이 하루당 294만 배럴로 30년래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번 달은 330만 배럴의 원유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러시아도 석유 공급량 증가에 가세했다. 러시아 에너지부에 따르면 구랍 러시아의 석유 생산량이 하루당 1067만 배럴로 구소련 붕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자들의 생산량이 전월보다 11% 증가하며 석유 생산량 증가를 견인했다.

이렇게 공급이 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수요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일본, 유럽 등의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원유 소비 확대가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구랍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전 세계 1일 평균 석유 수요량을 9천330만 배럴로 예상했다. 이는 불과 1개월 전의 전망보다 23만 배럴이 줄어든 것이다.

또 유로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내는 것도 원유 수요를 줄일 요인으로 꼽힌다. 원유 대금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로화의 약세가 지속하면 유로화를 가진 수요자의 구매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공급 과잉에다 수요 부진 까지 겹치면서 유가는 더욱 하락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는 배럴당 2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미디어펜=류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