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당 대표 물러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 들어가는 이낙연
임기 마지막 힘 실어주는 문재인, 친문에게 이미지 회복 성공 가도
[미디어펜=박민규 기자]한때 '어대낙(어차피 대통령은 이낙연)‘이라고 불렸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9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다.

이 대표는 지난해 4월 총선 직후 지지율 40% 대로 치솟으면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차기 대선 주자였지만 새해 화두로 '통합'을 명분으로 제시한 전직 대통령 사면론 이후 강한 역풍을 맞았다. 

지속적으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당내 강경파에 휘둘리는 등 자신의 색깔을 명확하게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가로 지지율 반등에 있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운 ’우분투‘와 달리 당 대표 임기동안 입법 추진을 강행하면서 여야의 갈등이 더욱 고조됐다.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는 당정 간의 갈등을 여러 번 노출시키면서 이 대표의 '존재감'과 '리더십'에 큰 금이 갔다는 우려도 나왔다. 

연이은 악재는 각종 지지율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당내 경쟁상대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더블스코어 차로 역전을 당하는 등 지지율이 10% 초반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반전이 필요한 이 대표는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비롯해 자신의 의제로 밀어붙이고 있는 상생연대 3법과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안 및 신복지제도를 통해 '디딤돌'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4·7 재보궐 선대위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재보선을 총괄 지휘한다. 민주당 소속 두 전직 시장의 '성추행 파문'으로 치러지는 어려운 선거인 만큼 승리한다면 '리더십'을 인정받아 향후 대선 행보에 큰 전환 계기가 될 수 있다.

3월 임시국회에서는 입법전에 뛰어든다. 4차 재난지원금 추가경정예산안과 상생연대3법·규제샌드박스5법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지원금 지급과 한국판 뉴딜 추진, 입법 추진과 관련해서는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당·정·청이라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복지 체제'와 '상생연대 3법'에 대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주요 입법의 성과를 통해 '친문 진영'의 지지를 이끌어낼지도 주목된다.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박홍배 최고위원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이 지사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소득제' 맞서는 이 대표의 '신복지제도'에 문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만큼 '사면론' 이후 친문들에게 이미지 회복을 위한 '호재'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신복지제도'는 교육·돌봄·의료·주거·문화·환경 등 삶의 전반적 영역에서 구체적인 적정 기준을 제시한 뒤 이를 국가가 책임진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당내 대표적인 친문으로 꼽히는 홍익표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또한 친문 의원들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4.0 연구원도 국민생활기분 2030 세미나를 여는 등 신복지제도를 구체화하는 움직임에 당 차원에서도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 대표의 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경선연기론'까지 나오면서 친문들이 자신들의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시간 벌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 나오고 있는 만큼 '친문'들의 향한 구애가 점점 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 교수는 최근 대선구도와 관련해서 "대선까지 변화 가능성은 많다. 높은 지지율을 받았다가 하락한 사람들도 계속 있었다"며 "당내 친문들은 아마 대선 후보를 하나 만들려고 할 것이라 보는데 대선 후보는 그렇게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한 여름쯤 지나야 본격적인 대결 양상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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