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알화 폭락으로 피해↑…개인투자자 '보상방안' 검토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설정한 브라질 부동산 펀드가 브라질 헤알화 환율 급락으로 인해 투자 손실을 보고 청산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 측은 펀드를 환매한 개인 투자자 2400명에게 50%를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사진=연합뉴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 월지급식 부동산펀드가 손실을 안고 청산 절차를 밟는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설정일 이후 펀드 수익률은 –85.18%에 달했다. 브라질 우량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취지로 설정된 800억원 규모의 공모펀드가 참혹한 수준의 성과와 함께 청산절차를 밟게 된 셈이다.

내용을 자세히 보면 투자한 자산의 가치는 불어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펀드가 보유했던 상파울로 빌딩을 현지 기준으로 지난달 18일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는데, 이때 빌딩 매각가는 12억 5500만헤알(약 2600억원)이었다.

매수 당시 건물 가치가 8억 1000만헤알이었음을 감안할 때 지난 9년 사이 약 56%가 올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변수는 브라질 경기 악화로 인한 헤알화 가치 폭락이었다. 자산가치가 오른 속도로가 훨씬 빠르게 화폐가치가 급락하면서 빌딩의 한화 가치는 거의 반 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공모펀드 800억원,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생명과 한국교직원공제회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한 사모펀드 약 2800억원, 담보대출 약 1800억원 등 총액 약 5400억원 규모로 상파울로 호샤베라 타워를 매입한바 있다.

공모펀드는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월지급식부동산투자신탁1호(분배형)로, 주로 개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모집해 조기 완판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판매는 미래에셋증권(현 미래에셋대우)이 맡았다.

당초 예정된 만기일은 2018년 말이었으나, 그해 8월 기준 ‘최근 5년 수익률’이 –57%를 기록하면서 운용사는 투자자들을 설득해 한 차례 만기를 연장했다. 결과적으로는 이 선택이 손실률을 더 키운 셈이 됐다.

미래에셋 측은 당장 ‘수습’에 나섰다. 맵스프런티어브라질펀드 투자자 약 2400명에게 원금 50%를 선제 보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미래에셋대우 측 관계자는 “월지급 이자와 건물청산 분배금 등을 합치면 고객에 돌아가는 금액은 원금의 80% 이상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는 이번 사안이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등에 대한 고삐를 조이고 있는 금융당국에 판단에까지 영향을 줄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등에 대한 대체투자의 부실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증권사는 물론 보험사들의 대체투자 관련 ‘모범규준’ 수립에도 이번 사안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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