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편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이를 노린 ‘추억팔이’ 공연이 우후죽순 생겨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송출연 후 ‘토토가’의 인기가 출연자뿐만 아니라 90년대 활동하던 가수들 전반으로 퍼지자 공연사업자들이 앞다퉈 ‘토토가’,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등의 상표출원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제작자들은 가수들에게 벌써 출연을 제의하기까지 했다.

90년대 분위기를 앞세운 공연은 이미 한 차례 대중들과 만났던 바 있다. 2010년 무렵 90년대 콘셉트의 술집들이 급속하게 늘어나자 당시 출연했던 가수들을 모아 2~3곡씩 돌려 부르는 형식의 공연이 전국적으로 퍼졌다. 그러나 흥행 면에서 큰 재미는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콘서트와 ‘토토가’의 공연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여부를 극명하게 가른 원인은 ‘스토리의 유무’로 풀이된다. 콘서트는 단순히 그때 그 노래를 듣는 것에 불과했다면 ‘토토가’는 가수와 관객, 시청자들 모두를 90년대로 빨아들이는 힘이 있었다.

   
▲ MBC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방송화면 캡처

대부분의 콘서트는 가수들이 2~3시간에 걸친 공연시간을 짜임새 있게 분배한다. 노래와 퍼포먼스,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쉬는 시간까지 철저하게 계산하고 예행연습을 마치고 무대에 오른다. 가수와 관객의 소통이 알맞게 이뤄져야 공연도 빛을 발하고 관객도 재미있는 법이다. 자기 시간만 때우고 돌아서는 형태의 공연은 대학(지역) 축제나 음악방송에서 보듯 재미가 현저히 떨어진다.

반면 <무한도전>은 90년대 스타들의 현재 모습과 지난 추억 이야기를 전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할애했다. 덕분에 소통수단이 충분하지 않았던 시기, 막연하게 동경하기만 했던 스타들의 속내와 현재 모습에 공감하며 함께 지난 전성기를 그리워할 수 있었다. 이런 점으로 인해 ‘토토가’는 시작 전부터 90년대를 추억하는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출발했다.

사실 ‘토토가’의 공연만 본다면 90년대 재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당시 전성기를 누린 최고의 스타들이 한 자리에 뭉쳐 자신들의 노래가 불리는 동안 함께 뛰고 웃으며 TV를 보고 있는 나처럼 즐기고 있었기 때문 아니었을까.

출연자들의 인터뷰처럼 ‘서로 마주칠 일도 적고, 바쁜 스케줄 때문에 음악방송 직후 이동해야 하던’ 삶의 고리에서 풀려난 이들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도 편해보였다. 한때 판타지스타가 주름이 지고, 숨이 차고, 엄마 박수를 치며 나와 함께 세월을 보낸다는 것. 시청자들은 그 모습을 보며 왕년의 스타를 마치 친구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3일 방송된 <무한도전> ‘토토가’ 두 번째 방송의 시청률은 22.2%(닐슨코리아). 각종 음원사이트 수익을 계산하면 100억원에 이른다는 추정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가수와 시청자가 공감한 추억을 감성팔이로 이용해 단순 수익 창출에만 이용한다면 ‘토토가’ 역시 일회성으로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