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정세균 총리 주재 3차 수소경제위 참석…수소 사업 협력 MOU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K-배터리 동맹 강화에 이어 이번에는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를 통해 정의선 회장은 철강을 기반으로 에너지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포스코그룹에 이어 전통적으로 에너지산업을 주축으로 삼고 있는 SK와도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힘을 모으면서 수소사회 실현의 가속화가 기대되고 있다.

   
▲ 인천시 수소산업기반 구축 MOU 체결하고 (왼쪽부터) 이재현 인천서구청장,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세균 국무총리, 최태원 SK그룹 회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동맹과 함께 '한국판 수소위원회' 결성을 추진하고 수소 생태계 구축은 물론, 앞으로 수소산업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일 SK그룹과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수소전기차 1500대 공급,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한국 수소위원회 설립 추진 등 수소 관련 사업 분야에서 다각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앞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해 수소 관련 사업에서 양그룹 간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모색했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달 포항 포스코를 찾아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수소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수소전기차 공급, 수소환원제철 등 수소 관련 기술 개발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특히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경우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이자 철강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인 기술로 주목된다.

정의선 회장의 이 같은 광폭행보는 수소가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이라는 점을 널리 알리고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분야를 망라하는 전방위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만 진정한 수소사회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하는 등 수소 관련 기술 개발을 선도해 왔다. 2018년 FCEV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지 70만기 공급목표를 밝혔으며, 최근에는 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중심으로 연료전지 사업을 본격 전개하겠다는 전략도 발표했다.

정의선 회장이 최태원 회장과 손잡은 배경은 SK그룹이 최근 그룹 차원에서 수소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과 무관치 않다. SK그룹 역시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수소 사업을 통한 수소 생태계 구축 필요성에 공감해 이번 협력이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은 SK그룹과 함께 국내 기업간 수소사업 협력을 위한 CEO 협의체 설립도 추진한다. 가칭 '한국판 수소위원회'는 수소사업 협력 활성화를 통한 역량 강화는 물론 사업 영역 확대 등 국내 수소사회 구현에 있어 다양한 역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및 연료전지 공급, 활용을 넘어 기술 개발, 수소 밸류체인구축, 산업 정책분야 협력 추진 등 다양한 분야로 협업을 확장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에 걸친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6월 사우디 아람코사와 수소에너지 및 탄소섬유 소재 개발 등에서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국내 수소충전 인프라 및 사우디아라비아 내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견고한 수소탱크 생산 및 차량 경량화 관련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글로벌 화학기업 이네오스그룹과 글로벌 수소 생태계 확산에 함께 노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소 생산, 공급, 저장은 물론 수소전기차 개발, 연료전지시스템 활용에 이르는 통합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내용이다.

같은 달에는 중국 현지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상하이전력, 상하이순화, 융화전과 등 삼각주 지역, 징진지(베이징, 톈진, 허베이성 등 중국 수도권) 지역 파트너들과도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안타이과기, 허강공업기술과는 징진지 지역 수소전기차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월 미국 에너지부(DOE)와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혁신 및 글로벌 저변확대를 위한 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올해 2월에는 에어 리퀴드, 블룸 에너지, 린데, 쉘 등 수소 사업 관련 글로벌 대표 기업 10개사와 함께 수소 연합체 '하이드로젠 포워드'를 결성해 미국 수소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위한 산업 정책 협력에 전방위적으로 힘쓰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국내외의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은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연료전지 기술력과 더불어 수소사회 실현에 적극 앞장서는 그룹의 비전에 다양한 파트너사들이 공감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발표한 'FCEV 비전 2030', 지난해 현대차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공개한 수정 '2025 전략'을 통해 수소 생태계 이니셔티브(주도권)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수소 관련분야에 11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공개하며 국내, 유럽, 미국, 중국 등 4대 거점을 중심으로 연료전지 사업을 본격 전개할 예정으로, 이날 기공식 행사를 통해 첫 삽을 뜬 'HTWO 광저우'는 이의 일환이다.

HTWO 광저우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수소 사업 본격화 및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건설하는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이다. 중국 내에 최초로 세워지는 대규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전용 공장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HTWO 광저우 설립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다양한 모빌리티와 산업분야의 동력원으로 확대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앞장선다.

연료전지 사업 전개와 더불어,향후 신기술 개발을 통해 고출력 시스템, 경량형 고밀도 시스템 등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우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수소 생태계 확산을 통한 수소사회의 조기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력을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소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저장체로도 활용할 수 있어 탄소 중립 시대의 '에너지 화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SK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건전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통한 수소사회의 실현을 한 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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