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비메모리 분야 기대감 선반영돼며 주가 급등한 탓
D램 가격 본격 상승…삼성전자 반도체 상승 랠리 올라탈 것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 박스권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9만원을 넘어서며 10만원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5분 기준 삼성전자는 8만2800원에 거래 중이다.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전일 종가 대비 100원 내린 8만3500원에 첫 거래를 시작한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 11일 장중 52주 신고가(9만6800원)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연말부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 왔다. 연 초까지만 해도 증권사들 역시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하며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다. 

그러나 신고가 직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종가 기준 9만원 선을 넘어선 건 지난 1월 12일(9만600원)이 마지막이다. 2월 첫거래일에는 장중 8만1000원까지 내리 꽂으며 ‘8만전자 지지선 마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키웠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주가 부진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지나치게 급등한 데 따른 조정 장세라고 보고 있다. 

연말부터 연초까지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주가가 급격하게 오른 데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더해지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2월 한 달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3조896억원(3790억만주)를 사들였다. 반면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를 각각 1조3364억원(1663억주), 1조8629억원(2259억주)를 팔아 치웠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인 D램(DRAM)의 본격적 가격 상승과 낸드(NAND)의 턴어라운드 기대감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반도체 상승 랠리에 올라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의 최근 상승세도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일 D램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호황기) 기대감에 장중 15만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D램의 본격적인 가격상승, 낸드의 수급개선, OLED의 가동률 상승 등으로 부품사업의 뚜렷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020년 3분기(12조4000억원) 이후 처음으로 10조원대를 회복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이어 “특히 올해 D램 공급부족 전환에 따른 가격상승 영향으로 반도체의 영업이익은 28조7000억원으로 추정되어 전년대비 약 10조원의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삼성전자의 12개월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으로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전방 수요 회복과 제한적인 공급 증설이 맞물리면서 2월 메모리 가격은 본격적인 반등세를 기록했고 낸드 가격 역시 공급 과잉이 완화되면서 낙폭이 축소되는 분위기”라며 “과거 메모리 업체 주가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동행했던 만큼, 메모리 가격이 반등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주가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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