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판매사로서 '피해 최소화' 노력 집중할 듯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5000억원대 펀드 환매중단을 야기한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심의위원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배드뱅크(가교운용사)의 최대주주 역할을 맡겠다는 입장을 밝혀 그 맥락에 관심이 쏠린다. 당국이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중징계를 예고한 상황 속에서 피해자 구제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해석된다.

   
▲ 사진=연합뉴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옵티머스 펀드 판매 증권사, 수탁사, 사무관리회사, 회계법인으로 구성된 협의체는 지난달 25일 회의를 열어 판매 비율대로 출자금을 내는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전개했다. 이 자리에서 NH투자증권은 가교운용사 설립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금융감독원과 판매증권사 5곳, 수탁은행, 사무관리회사 등으로 구성된 자율협의체는 작년 11월부터 매주 옵티머스 펀드 이관 및 펀드기준가 조정에 대해 논의해 왔다. 이를 통해 펀드기준가 조정을 결정해 작년 12월말에 처리했고, 법률 검토 등을 통해 가교운용사를 포함한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던 중이었다.

현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등록 취소’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이 상황에서 투자자를 보호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자산을 회수할 수 있으려면 누군가 주도적으로 책임을 지고 펀드를 관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결국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총대’를 메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옵티머스운용이 설정한 펀드 잔액은 5146억원인데 이중 NH투자증권은 가장 많은 4327억어치의 펀드를 판매했다. 이는 전체의 84%에 해당하는 비중으로, 한국투자증권 577억원(10%), 케이프투자증권 146억원(3%), 대신증권 45억원(1%)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진행 중인 제재심의위원회 역시 NH투자증권에 대한 ‘처분’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측면이 있다. 금감원은 NH투자증권과 사무수탁사인 하나은행 등에 대한 징계안을 사전 통보했으며, 지난달 19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내리지 못한 결론을 오는 4일 심의에서 다시 이어가게 된다.

배드뱅크 설립과 제반 활동에서 NH투자증권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은, 그동안 회사가 옵티머스 투자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역량을 집중해 왔다는 주장의 연장선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작년부터 운영해왔던 경영혁신 태스크포스(TFT)를 올해부터 정식 조직으로 편제했다. 옵티머스 펀드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 일정이 구체화되자 향후 보상 절차에 대비해 조직을 상근화한 것이다.

사건 발생 직후 최대한의 자산 회수를 위해 부동산‧IB 관련 전문인력을 투입한 ‘옵티머스 자산 회수 대응팀’을 구성하기도 했으며, 자산 회수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펀드 자금이 흘러 들어간 투자처를 파악하고 가압류 등의 긴급 법적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 의장을 담당 임원에서 대표이사로 격상시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NH투자증권과 정영채 사장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중징계를 사전 통보했지만 회사 측에서 구체적인 피해구제 노력을 해온 것도 사실”이라면서 “배드뱅크 최대주주 역할이 정해지면 이번 사태 수습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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