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50 조종사들 "B747·A380 조종사들, 무급 아니거나 유급 휴직 대상"
"사측, 본봉·상여금 줄이려 꼼수…75시간 근무자 무급 적용은 잘못"
아시아나항공 "올해 1~2월 평균 비행시간 62~69시간…사실무근"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아시아나항공 일부 조종사들이 근무 시간과 무급 휴직일수가 비례하지 않고 타 기종 조종사들과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 지난 1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APU) 홈페이지에 A350 기종 조종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근무 시간과 무급 휴직일수가 비례하지 않고 타 기종 조종사들과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는 호소문을 게시했다./사진=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APU) 홈페이지 캡처


5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APU) 홈페이지에는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면'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A350 조종사로 추정되는 글쓴이 '이젠더이상'은 "지난해 코로나19로 대부분의 비행 스케줄이 취소되고 한 달에 한 두 번 나갔지만 올해 1월부터는 75~85시간 가량 비행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월 50~60시간 비행이면 이해 하겠지만 스탠바이(대기) 스케줄도 빼고 무급 일수도 못채워 이월시키는 게 현실인데 사측이 여전히 무급 휴직을 실시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사측은 누군가에게 일이 생겨 비행에 나설 수 없으면 데이 오프(비번)이거나 무급 휴직 중인 인원에게 전화를 돌려 일을 시킨다"며 "본봉을 줄이고 상여 지급달에 75%만 주기 위해 사측이 기존 시스템을 뭉개고 무급 휴직을 실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전으로 돌아가 회사가 정상화 되길 바란다면서도 A350 조종사들에 대한 처우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젠더이상'은 "사측은 여객기 2대 좌석을 탈거해 총 4대의 화물기를 띄워 수익을 내겠다고 하는 반면 부당 대우를 하려 하니 노조가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댓글창에도 해당 게시물을 지지하는 의견이 많았다.

닉네임 '350 무급휴직 결사반대!'는 "터무니 없는 무급 휴직일수를 대기 기간으로 활용하려는 회사 정책에 화가 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무급조종사'는 "스탠바이가 넘쳐나도 75시간 근무하면 무급 적용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350부기장'은 "B747 조종사들은 평시처럼 비행해서 무급 대상이 아니고 A380 조종사은 비행이 없어 유급 휴직을 시켜주느냐"며 "사측은 A350 조종사들로 하여금 월 75시간 이상 비행을 계속하도록 하면서 월급은 7일치 제하고 받으라며 호구 취급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유급 휴직이 진행 중인 기종에 대해서는 20시간 비행이 보장 돼있다는 전언이다.

'350'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자주 없던 오버타임 비행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을 방관하고 용인하는 내부 분위기가 조성되면 추후 타 기종 조종사들도 낮은 처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측의 A350 조종사 근무 편성 방식이 항공관리당국 지침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휴)비행중'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A350 조종사들에 대해 휴직 명목의 인사명령을 낸 상태로 비행에 나서도록 했다. 국토교통부가 각 항공사들에 연속 휴직은 지양하도록 지시했으나 야간 퀵턴이나 장거리 운항 다음날 휴직토록 한 것은 꼼수라는 것이다.

인천-애틀란타 노선에 투입된다는 그는 "호텔에 가둬놓고 전자레인지에 햇반만 돌려먹게 했으면 적어도 비행 시간에 맞게 급여를 주는 건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개인별 편차는 있을 수 있으나 올해 1~2월 평균 비행시간은 62~69시간"이라며 "휴직도 7~8일씩 소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B747 기종은 화물기인만큼 운항 스케줄이 바쁘다"며 "기종에 따라 휴직 일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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