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예상 밖' 감산 유지, 유가 급등...'원자재 발 인플레' 우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다시 연 1.5%선을 넘어, 1.54%까지 급등했다.

시장이 기대했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금리상승에 대한 별 대책을 내놓지 않은 데다, 국제유가가 또 급등한 것이 '원자재 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비 OPEC 주요 산유국(OPEC+)들이 3월 회의에서, '예상 밖'으로 기존의 '감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4일(현지시각) 원유선물시장에서 유가가 급등, 석유 및 원자재 가격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이날 미국 국채 10년 만기짜리 금리는 재차 1.5%를 돌파했다.

이 금리는 연초만해도 1.0%를 밑돌았으나, 지난달 급등세로 2월 25일 한때 1.6%를 넘어서 세계 금융시장에 '인플레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가, 그 후 다소 진정되면서 1.4%대에서 움직이던 중, 최근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연합뉴스


이에 시장에서는 연준의 정책 대응, 적어도 금리급등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전망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주최 온라인 행사에서, "시중금리 상승세가 시선을 끈다"면서도, 더 이상의 아무 언급이 없어 시장을 실망시켰다.

명목금리 상승은 이미 은행 대출금리(실질금리) 오름세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국책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맥은 30년짜리 고정금리 모기지론의 평균 이자율이 연 3.02%로 올랐다고 이날 밝혔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금리가 3%를 넘은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금리급등의 배경은, 우선 추가 경기부양책과 백신 접종 확대로 기대 인플레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실질금리는 연준의 '비둘기적 스탠스'로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이며, 이에 시장에서는 연준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조기 긴축전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점에서다.

향후 방향의 키는 의외로 원자재, 특히 국제유가의 흐름이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같은 날 유가는 OPEC+가 4월 산유량을 거의 동결하면서, 폭등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4.2% 급등, 지난 2019년 4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였다.

OPEC+는 그간 증산을 요구해 온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 소량의 증산만 허용하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초 3월까지만 약속했던 '자발적 감산'을 4월에도 이어간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유가 급등세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민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월 회의에서는 예상과 달랐으나, 높아진 유가 레벨과 생산여력 여유, 러시아와의 경쟁 등으로 결국 증산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의 산유량도 유가 상승에 따른 셰일오일의 '채산성' 확보로 추가 공급 증가를 기대케 하고, 조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향후 이란의 원유수출 제재 완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백신 접종에도 불구, 가파르게 회복되기 힘든 '대면 수요',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경제로 빠르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의 유동성 공급 축소도 유가 상승세를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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