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절망감이 밀려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다른 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혼란한 시대, 팬데믹 세상을 이겨나갈 꿈과 희망을 담은 책이 나왔다. 박태해 세계일보 문화체육부장이 펴낸 '세상은 맑음'(W미디어)이다. 

   
▲ 사진=W미디어 제공


저자는 2018년 4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약 3년간 22명의 국내 명사를 만났다. 책 속 명사들은 대학 총장, 병원장, CEO, 화가, 의사, 사회단체 대표, 연예인 등으로 누가 봐도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좌절, 분노, 열등감, 회한에 몸서리 치는 순간이 있었다. 

저자가 처음 인터뷰한 방귀희 한국장애예술인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휠체어 장애인 대학생이자, 최초의 휠체어 방송인이다. 지체장애 1급인 그는 한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와 왼팔을 못 쓴다. 그나마 온전한 오른손 기능도 40%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 없는 법과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며 주류사회 일원으로 성장했다.

박영관 세종병원 회장은 도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40대 초반에 잘 나가던 의대 교수직을 내던지고 ‘돈이 안 되는’ 심장병원을 경기도 부천에서 열었다. 이 병원은 30년이 지난 지금, 대표적인 심장전문병원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단순한 병원 경영자에 머물지 않고 국내외를 합쳐 2만 5000명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를 무료로 치료하며 인술(仁術)을 실천해왔다.

'국민 MC' 송해 선생은 구순이 넘은 나이에도 어딜 가나 항상 나이를 내려놓는다.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30년 하면서 연출가 300명을 겪었지만 그들에게 맞추고 양보해왔다. "90년이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 버렸다. 하루하루가 금쪽 같아요. 다들 양보하고 웃으며 사세요. 싸울 일이 있어도 피하세요." 그가 말하는 영원한 현역의 비결이다. 

저자는 "이들은 노력과 절제와 인내로 자신 앞에 닥친 크고 작은 고비를 넘겨왔다. 봉사와 예술, 양보와 나눔으로 인생을 풍요롭게 꾸미고,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며 "이들이 있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 따뜻하고, 맑고 희망적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저자인 박태해 기자는 29년차 언론인이다. 세계일보에서 사회·문화 분야 일을 주로 했으며, 2013년부터 문화부장, 선임기자, 사회2부장, 논설위원, 문화선임기자를 거쳐 현재 문화체육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녹색언론인상(2005년), 한국장애인인권상(2014년), 근로평화상(2014년), 대한민국의학기자상(2018년)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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