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보다 기대요인 우세”VS “저성장-고물가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2021년 1분기의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은 지난 2004년 상반기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04년 당시 글로벌 경기는 확장세에 진입, 우호적 대외 환경 및 정책 여건 속에, 주요국들의 성장세가 가속화됐다.

재고 재축적 수요 유입으로 공급을 웃도는 수요 환경이 조성되면서, 판매가격 상승이 나타났으며, 주요국들은 경기 호조세에 통화정책 정상화를 모색했다.

올해 역시 확장 재정과 통화완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빠르고, 공급망 차질이 맞물려 단가도 상승하고 있다.

최근 각국의 금리상승과 물가불안으로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것도 공통점이다.

   
▲ 기획재정부 청사/사진=기재부 제공


두 시기가 다른 점은 경기회복 여지와 완화적 정책기조 유지가능성이다.

재고 재축적 수요 유입 속에 물량 회복이 이미 시작됐던 2004년과 달리, 금년에는 본격적 재축적 수요가 아직 유입되지 않았다.

또 2004년에는 투자 확대가 동반되지 않아 수출과 내수 간 차별화가 나타났던 반면, 지금은 투자가 이뤄지면서 수출과 내수 간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

아울러 취약계층 소득 여건이 개선되지 않아, 적어도 올해말까지는 확장 재정 및 통화완화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신한금투는 현재의 한국 경제 및 금융시장은 우려보다 기대 요인이 강세라며, 경제와 정책 모두 정점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하건형 연구원은 "재고 재축적 수요와 투자 사이클 등을 감안 시, 적어도 경제는 6개월 이상 호조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정상화가 가장 빨리 예상되는 시점 역시 내년부터"라며 "하반기부터 관련 우려를 선반영할 수는 있으나, 적어도 2분기까지는 긍정적 요인이 우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은 7일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에서, 저성장과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이 한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근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재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작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한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여전히 경기 침체 국면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라는 것.

이어 "그동안의 저물가 기조가 끝나고, 최근 모든 물가지표가 상승세에 있어, 인플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기대인플레율은 2019년 9월 이후 최근까지 1%대에 머물렀으나, 2월 들어 2%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추가 재확산'과 '경기 양극화 고착'도 위험요인으로 들었다.

코로나19 3차 확산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여름과 겨울에 추가 재확산이 발생할 경우, 경기 반등세가 대폭 약화되면서 불황 탈출에 실패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수출과 내수 간 경기 격차가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비대면과 대면 업종 간 경기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앞으로 경기 회복 속도를 제한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응, 불필요한 물가 상승 요인을 억제해야 한다"면서 "단기적 불황 극복 노력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중장기 시장 정상화에 대비한 적극적인 투자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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