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미국 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反)아시아 정서와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 행위에 일침을 가했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9일(한국시간) 로버츠 감독이 다저스 구단 구성원 전체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이 이메일에는 로버츠 감독이 아시아계 인종차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로버츠 감독은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아시아인들에게 돌리거나 공격하는 일을 두고 "비겁한 행동"이라며 "인종차별 행위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 사진=LA 다저스 SNS


그는 "최근 1년 사이 미국 내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 범죄가 엄청나게 증가했다. 코로나19 문제는 아시아계 미국인 때문이 아니다"라며 "불행히도 미국은 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를 한 민족에게 책임을 돌렸던 역사를 갖고 있다. 팬데믹의 원인을 아시아계에게 돌리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반 아시아 정서를 규탄했다.

다저스 감독으로서 할 수 있는 얘기도 보탰다. 로버츠 감독은 "다저스는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 외에도 한국의 박찬호, 일본의 노모 히데오, 대만의 천진펑 등 다양한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뛰었던 팀"이라며 "이들이 처음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수 있도록 해준 구단이라는 유산을 갖고 있다. 다른 어떤 메이저리그 팀보다 아시아계 출신 선수들을 많이 영입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로버츠 감독은 이렇게 아시아계에 대한 미국 내 비뚤어진 시각을 지적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이유를 스스로 밝혔다.

그는 "내가 일본 오키나와에서 태어났고 어머니가 일본인이라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과 지역 사회, 그리고 포용적이고 개방적인 사회를 지지하는 다른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 아시아인들을 향한 증오가 멈추기를 바란다"고 했다.

로버츠 감독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혼혈로 일본 오키나와에서 태어났다. 편견을 딛고 2015년 11일 다저스 사령탑에 올라 지난해 다저스를 32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