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자신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을 요구하는 건 맞지 않다"
국민의힘 "가급적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단일화 룰을 논의해야"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보수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언택트 시민경선 방식을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당은 여론조사 방식 등을 통해 속전속결로 매듭짓자는 입장이다.

안 후보 측 실무협상단을 이끄는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 단일화 실무협상단에 오늘 중으로 실무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두 당은 단일후보를 놓고 경쟁하는 경쟁자 관계지만 보선 승리와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함께 놓아야 하는 동반자이자 동지적 관계임을 한시도 잊어서 안 된다"며 "어영부영 시간 끌다가 장이 파한 다음에 뒤늦게 좌판을 깔게 된다면 물건이 아무리 좋아도 한번 돌아간 손님은 결코 다시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공군호텔에서 열린 '한국여성단체협의회, 3.8 세계 여성의날 기념행사'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그는 특히 "조기에 단일화 협상이 마무리된다면 야권을 지지하는 국민들에게 승리의 확신을 심어 드리게 될 것"이라며 "단일화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단일화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전날 국민의힘이 선대위를 구성한 데 대해선 "단일후보가 결정도 안됐는데 나름대로 선대위 발족해 끌고 가는 건 취지에 맞지 않다"며 "오 후보 쪽 선대위 구성에 뭐라 말할 순 없지만, 저희는 통합정신과 취지를 반영해 선대위를 발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100% 여론조사 이외 방식이 거론된 것과 관련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경선 과정에서 사용했고 효과가 있는 방식이면 검토해볼 수 있지만, 본인들도 전혀 사용하지 않던 방법을 느닷없이 끌고 들어온다면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자신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을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선략을 책임지는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협상단 구성 완료되었고 오늘 양당 대표단 회동이 있을 것으로 안다. 결코 시간끌거나 늦추는 게 아니다”라면서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매어 쓸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협상이 시작되면 단일화의 목표와 취지를 확인하고, 가급적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방식의 단일화 룰을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국민의당이 요구하는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도 "궁색하다"며 "천명의 전화응답자가 야권단일후보를 결정하는 것과 함께, 수십만의 야권지지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언택트 시민참여방식은, 중도부터 태극기까지 야권전체의 지지층을 결집하고 민주당을 이길 본선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단일화 결과에 승복하게 만듦으로써 야당에게 주어진 단일화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컨벤션 효과를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상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미 우리당은 18~19일까지도 여론조사가 가능하도록 안심번호를 미리 다 받아놓았음을 알려드린다"며 "안심번호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여론조사를 못 하는 일은 없으니 안심하셔도 된다"고 꼬집었다.

김 실장은 당 기호를 빼고 여론조사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오세훈은 국민의힘 공식후보이고 안철수는 국민의당 공식후보"라면서 "양당 후보 중 한 명으로 단일화하는데, 정당 이름을 어떻게 빼자는 주장을 할 수 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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