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낙관론, 국채금리 상승, 외국인 국내주식 순매도 등 영향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0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특히 최근 7거래일 동안 30원 넘게 급등,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1원 급등, 달러당 1140.3원에 마감됐다.

이는 작년 10월 19일 1142.0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은 전날 7.1원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급등했는데, 7거래일 전인 2월 25일 1107.8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단기 상승세가 매우 가파른 모습이다.

   
▲ 미국 달러화를 세는 은행원/사진=연합뉴스


미국 경기 낙관론과 미 국채금리 상승, 중국 위안화 약세,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등의 영향이 환율 급등을 불렀다는 분석이다.

미국 소비와 고용의 탄력적인 증가와 '초읽기'에 들어간 추가 부양책 시행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 함께 10년물을 중심으로 미 국채금리가 예상 외로 빠르게 상승하는 영향이 크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여타 국가의 국채금리 차 확대 속, 강달러가 재개되며 달러지수는 3개월 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미 국채금리 상승 폭 확대"라며 "시장은 통화정책 정상화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고, 추가 부양책에 따른 국채 수급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금리 상승 폭 확대 및 달러화 강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당분간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요인은 금리"라며 "미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 등이 더해지면서, 환율에도 지지력과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정책 강도 약화로 위안화 약세 압력이 높아진 점도, 위안에 연동되는 원화 약세 요인이다.

원화 약세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는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코스피 지수를 3000포인트 아래로 끌어내려, 9일에는 2976.12에 거래를 마쳤다.

향후 환율 전망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린다.

권아민 연구원은 "3월말~4월초로 갈수록, 미국 금리에 따른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미국 지표 호조, 정책 및 백신 접종 속도와 맞물려, 단기적인 달러 강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중장기 달러 지수의 약보합 기조 전망은 유지한다"면서 "5~6월 이후 나타날 수 있는 글로벌 경기의 동반 개선 흐름은 유효하며, 2분기 성장률 컨센서스는 유럽이 미국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환율 컨센서스는 아직 완만한 하락세를 예상하고 있다"며 "외환시장 수급 여건 등을 감안 시, 1분기를 정점으로 환율이 다시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임혜윤 연구원은 "환율은 당분간 1100원대 초중반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미 국채금리 상승 폭 확대는 미국 성장 강화와 동시에, 미국과 미국 이외 지역 간 경기 격차 확대를 의미하고, 그렇게 되면 당분간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대로 미 연방준비제도의 완화기조 지속,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 등을 감안하면, 달러화 추가 강세도 제한될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110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보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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