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백승호(24·다름슈타트)가 '협의'를 해야할 상대인 수원 삼성과 본격적인 '다툼'에 나서기로 한 듯하다. 현실을 외면한 '마이 웨이'가 험난한 길을 예고해 안타깝다.

10일 수원 구단에 따르면 백승호 측은 지난 8일 내용증명을 보내 '수원 구단이 백승호 영입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으니 타 구단과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통보했다.

백승호 측이 이렇게 나선 것은 앞서 수원 구단에 3월 5일까지는 계약조건이 담긴 영입 제안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수원 구단이 기한내 답변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 지난해 11월 올림픽대표팀에 소집돼 이집트전에 출전한 백승호.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에 대해 수원 구단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원 구단 측은 "백승호 측에서 (해외 진출시 작성했던) 합의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관련 사실도 왜곡하고 있다"고 분노하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소속팀 다름슈타트에서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백승호가 K리그 이적을 추진하면서 수원과 갈등이 불거졌다. 백승호는 전북 현대 입단을 타진했고,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수원 구단은 제동을 걸었다. 수원 유스팀인 매탄중에서 축구를 하던 백승호는 2010년 FC 바르셀로나 유스팀으로 이적했다. 당시 수원은 백승호에게 3억원을 지원했고 국내 복귀 시에는 수원과 우선 협상해야 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수원을 배제한 채 백승호의 전북 이적 얘기가 나오자 문제가 제기됐고, 전북은 백승호 영입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백승호가 K리그 팀에서 뛰려면 수원과의 관계 정리부터 필요했다. 수원 구단은 백승호 측이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사과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를 바랐다. 하지만 백승호 측은 지난달 25일 논의를 시작한 후 '합의서를 위반한 적이 없다'며 3월 5일까지 수원 측에서 입단 제안을 해달라는 통보를 했다. 그리고 스스로 정한 기일까지 수원 측의 제안이 없었다며 다른 팀으로 가겠다는 통보를 또 했다.

수원 구단은 백승호 측이 일방적인 행보를 보이며 다른 팀으로 이적하겠다는 데 대해 합의서 위반을 근거로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원과 법적 다툼이 벌어질 경우 백승호가 수원 이외의 다른 K리그 팀에 입단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백승호가 아무리 좋은 자질을 갖춘 선수라 하더라도 수원과 관계 정리가 안된 상황에서 백승호를 영입하는 것은 어느 팀이든 상당한 부담이다. 전북도 논란이 벌어지자 일단 발을 뺀 상태다.

유소년 시절부터 탁월할 기량을 뽐냈고, 일찍 유럽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백승호가 K리그에서 뛰는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한창 경기에 나서며 기량을 키울 시기에, 자신의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해줬던 수원 구단과 갈등하며 '마이 웨이'를 외치는 백승호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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