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세 이유, 국제유가 하락과 국내 경기 기대치 부족

   
▲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둔화, 국내 시장의 기대치가 떨어지면서 작년 12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1조9000억원 순매도 했다/뉴시스
미디어펜=김은영기자 한 달 만에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11월 2조원을 순매수했으나 전월 매도세로 전환하면서 1조9000억원을 팔아치웠다. 

순매도 국가들 가운데 미국이 7000억원으로 최대 순매도국으로 부상했다. 그 뒤를 영국 6000억원, 사우디아라비아 3000억원으로 매도 상위 국가에 이름을 올랐다.

상장주식 보유 규모를 살펴보면 지난 달 말 외국인 상장주식 보유규모는 423조원으로 11월 말 대비 15조5000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외국인의 거침없는 매도세에 지난달 29일 코스피 지수가 1%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이며 이어 제일모직, 현대차, 삼성에스디에스, KT&G 등이다.

외국인은 상장채권도 1000억원을 순유출했다. 이 같은 외국인의 매도세와 관련해 증권업계에서는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로 전이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유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둔화에 대한 우려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작년 말부터 연초에 좀 부각이 되고 있다"며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 이탈하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신흥국 전체에 대한 외국인 투자심리가 줄었다"며 "환율 입장에서 보면 달러 강세였기 때문에 주변국, 주변통화 처분 욕구가 생겼을 것이고 결국 달러 강세가 신흥국 매도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국내 경기에 대한 기대치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 됐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의 불안도 문제지만 또 다른 문제는 우리나라에 대해 외국인들이 투자할 기대치가 부족한 면도 있다"고 했다.

그는 " 우리도 금리 인하를 2번 했지만 2번 강력한 부양경기를 했다고 하기에는 소극적인 모습이 보인다"면서 "정책이 일관성 있게 그려지고 있지 않다는 점과 그에 상응하는 기대치도 특별히 만들어 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에 "한국 경기에 대한 개선에 대한 기대치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시장에 대한 축소하는 전략으로 지금 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강한 경기 부양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일관된 경기 정책의 스케줄을 보여 주면 내수부양 회복에 따른 외국인들의 한국 경제의 인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