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프로야구 OB 모임 일구회가 용산 미군기지 내 야구·소프트볼 구장 존치를 요청했다.

일구회는 15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국토교통부에 용산 미군기지 내 야구·소프트볼 구장 등의 존치를 요청한 것을 적극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용산미국기지 이전에 합의한 후 2005년 해당 용지를 용산공원으로 공원하기로 결정했다. 용산공원 조성계획안에 따르면 미군기지 내 야구장 등 체육시설부지는 전면 철거되고 야외 공연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그럴 경우 정식 규격의 야구·소프트볼 구장 6면과 다목적 구장 2면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 용산 미군기지 내 야구·소프트볼 구장.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서울시 학생 선수들과 동호인들이 구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용산 미군기지 내 시설을 보존하면 인프라 확충과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기존 야구·소프트볼 구장 존치를 요청하는 의견을 정부 측에 전했다.

일구회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한목소리를 냈다. 일구회는 "서울시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야구장은 고등학교 운동장을 포함해 20여 곳 정도다. 프로야구단이 쓰는 잠실야구장과 고척 스카이돔, 유소년 전용 야구장을 제외하면 그 숫자는 더더욱 줄어든다"면서 "반면 서울시에 등록된 유소년 야구를 포함해 야구·소프트볼 팀은 103팀이며 선수는 3089명(2020년 기준), 야구 동호인팀은 1만361팀이며 선수 수는 17만291명(2019년 기준)"이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서울 시내에서 야구 경기를 하는 것은 로또에 당첨될 만큼 어렵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 선수와 야구 동호인이 야구장을 찾아 수도권 외곽지역으로 이동한다. 대학야구는 야구장이 없이 횡성, 보은, 군산 등 전국을 떠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체계적인 연습은 물론이고 학업 병행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구회는 "용산공원의 모델로 삼는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는 야구·소프트볼 구장이 모두 26면이나 있다. 일본 도쿄에는 정식 규격의 야구장을 갖춘 도립공원만 36곳이나 된다. 야구를 즐기고 싶은 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미국, 일본의 상황과 비교하면서 "정부 계획처럼 야외공연장과 같은 문화시설도 중요하다. 다만 그것을 위해 기존의 스포츠 시설을 없애고 만들어야 하느냐는 의문이 든다. 용산 미군기지 내 야구·소프트볼 구장 8면을 존치하고 다른 곳에 야외공연장 등을 짓는 것이 이용자인 서울시민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구회는 정부의 현명한 판단과 대처를 기대하는 한편 야구계의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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