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 전략'(PMI) 수립을 마무리함에 따라 인수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PMI를 한국산업은행에 제출한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수정·보완 협의를 거치면 PMI가 최종 확정된다.

대한항공이 산은에 1차로 제출할 PMI에는 △고용유지·단체협약 승계 방안 △저비용항공사(LCC) 통합 방안 △운송지원 자회사 효율화 방안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 제한 위반 해소 방안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발표 직후 양사 노조가 우려한 고용 유지 관련 세부 실행 방안이 PMI에 포함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산은은 인수 이후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업무 중복 직원 인사이동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산은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과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명시된 고용 유지 방안은 PMI에서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중복 사업 통폐합·LCC 통합 계획도 명시됐을 가능성이 높다. 업무가 겹치는 대한항공 자회사·자매사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는 합병 이후 통폐합 처리된다.

대한항공 지상조업사 한국공항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아시아나에어포트는 합쳐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항공 예약·발권 시스템과 호텔·렌터카 예약 등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아시아나세이버와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시아나IDT는 각각 토파스여행정보·한진정보통신과 업무가 겹친다.

두 대형항공사(FSC)의 통합으로 LCC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역시 1개의 LCC로 재편된다. 다만 통합 LCC의 브랜드나 본사 이전 등의 내용은 최종 통합까지 2년 가량 남아있어 PMI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추정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약 50명 규모의 인수위원회를 구성했다. 인수위는 PMI 수립을 위한 아시아나항공 실사에 착수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인수위원장, 이승범 고객서비스부문 부사장이 실사단장, 김윤휘 경영전략본부장이 기획단장을 담당했다. 이들은 올해 1월 기획·재무·여객·화물 등 분야별 워킹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방문해 약 3개월간 현장 실사도 진행하기도 했다.

산은의 PMI 검토는 한 달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다음 달 최종 PMI가 확정되면 후속 절차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1월 14일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미국·EU·중국·일본·터키 등 기업결합심사가 필수인 9개 경쟁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고, 터키에서 첫 기업 결합 심사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