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지난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5’가 9일(현지시각) 막을 내린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 전시회에 걸맞게 전자산업의 최첨단 기술이 소개됐다.

이전까지만 해도 ‘TV쇼’라고 불릴 정도로 TV에 관심이 뜨거웠던 시간은 지나가고 올해는 가전·자동차·IT 등의 장르융합이 트렌드로 부상했다. ‘짝퉁’으로 유명했던 중국 업체들 역시 독자적인 제품을 출시해 관련 업계의 관심을 한껏 받았다.

   
▲ 3.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에서 관람객들이 삼성부스에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 한·중·일 고화질TV 경쟁 ‘치열’

CES에서 삼성과 LG가 또 한번 한계를 뛰어넘은 차세대 초고화질 TV를 선보였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 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치는 않았다. 올해 TV 시장의 화두는 역시 ‘초고화질’이다.

삼성은 이번 전시회에서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넘어선 가장 진화한 형태의 TV인 ‘SUHD TV’로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삼성전자는 ‘SUHD TV’에 독자적인 나노 소재를 적용한 패널과 한층 지능적인 ‘SUHD 리마스터링’ 화질엔진을 적용해 기존 디스플레이가 가진 색 표현력·밝기·명암비·세밀함의 한계를 극복했다. 특히 ‘TV두뇌’인 플렛폼은 삼성이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 타이젠을 적용해 완전히 새로워졌다.

LG전자는 40형부터 105형까지 평면∙곡면 등 다양한 크기과 형태의 울트라HD TV 풀 라인업을 준비했다.

새로운 울트라HD TV는 화질뿐 아니라 음질∙디자인∙스마트 기능 측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2015년형 LG 울트라HD TV는 화면을 매우 세밀하게 분할해 각각의 밝기를 최적화하는 ‘로컬 디밍(True Black Control) 기능’이 더욱 정밀해 졌다.

중국과 일본의 추격도 무서웠다. 중국 TV 업체 TCL은 110인치 커브드 UHD TV를, 창홍은 다양한 화면 크기의 커브드 TV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하이얼은 55인치 OLED TV 상용 제품을 선보였다. 소니는 양자점 기술을 적용하면서도 LCD TV의 두께를 4.9mm까지 줄이며 옛 명성 회복에 나섰다.

◆ 떠오른 ‘사물인터넷’, 자동차 기업 대거 참석

CES에서는 사물인터넷(IoT)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며 올해 CES에서 기업들이 IT와 자동차 간 융합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주요 전자IT기업들이 부스에 자동차를 전시하는가 하면 메르세데스 벤츠를 비롯해 BMW,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도 직접 전시회에 참가해 부스를 꾸렸다.

CES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CES에 자동차 전장 부문으로 참여한 업체는 420개에 달하며 총 부스 규묘 역시 약 1만5300㎡에 이른다.

국내 현대자동차는 스마트 워치를 연결한 차세대 블루링크, 스마트폰 서비스를 연동시킨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스마트워치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기어, LG전자 G워치, 애플 아이워치, 모토360 등의 제품들이 사용됐다.

   
▲ 4. 주행시 전면 윈드실드 글라스에 주행 및 안전 정보를 표시해주는 증강현실 HUD 구현한 제네시스 쇼카/현대자동차

또 벤츠는 자동주행 콘셉트카 ‘F015 럭셔리 인 모션’을, BMW는 무인 주차시스템을 갖춘 i3를 공개했다. 폭스바겐은 동작인식 능력을 강화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골프를 선보였다.

특히 삼성과 LG는 이번 CES를 통해 자동차 업체들과의 협력관계를 넓힌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 5일 진행된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의 기조연설에서부터 자동차 시장에 대한 도전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기조연설에는 엘마 프리켄슈타인 BMW 부장이 찬조 출연해 삼성전자의 손목형 웨어러블 ‘기어S’로 아무도 타지 않는 자동차를 본인이 있는 위치로 호출하는 장면의 영상을 소개했다.

LG전자는 직접 부스에 자동차를 전시하지는 않았지만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나서 협력사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했다. 구 부회장은 7일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회동을 갖고 양사 간 협력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 중국 업체의 매서운 ‘추격’

이번 CES에서 중국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CES에 참가한 중국 업체는 900여개로 전체의 25%를 차지했으며 생활가전 분야의 기술격차도 확 줄었다.

세계 최대 PC 생산기업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레노버,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역시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 세계 최대 백색가전업체인 하이얼, 중국 1위 TV브랜드 하이센스 등 대기업은 뿐만 아니라 중소 가전업체들이 대거 참가했다.

중국의 가전업체인 하이센스는 “북미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며 CES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린란 하이센스 부총재는 “하이센스가 중국에서 유명 브랜드로 통하지만 미국인들의 관심 밖”이라며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삼성, LG의 짝퉁 제품만 내높았던 중국업체들이 사물인터넷 영역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중국의 화웨이는 CES에서 앞으로 사물인터넷을 공략하겠다고 선언, 스마트폰과 통합된 모바일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하이링크(Hilink)’ 전략을 소개했다.

한편 ‘CES 2015’에는 스마트홈, 사물의 인터넷, 센서 및 오디오 등 총 20개 분야의 35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참관객 수도 140여개국 15만명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며 퀀텀닷  TV, 사물인터넷 및 스마트홈, 스마트카, 웨어러블 기기 등이 이번 CES 기술 트렌드로 부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