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원하는 대로 모두 수용" 오세훈 "국민 명령 따르겠다"
민주당 "시민 보기 부끄럽다. 이제 그만 막장극에서 내려오라"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최대 관심사인 보수 야권 후보단일화가 ‘룰’을 두고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오세훈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서로 ‘룰을 양보하겠다’고 맞서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시작은 안 후보였다. 그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단일화 룰에 대한 ‘양보’를 선언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다 수용하겠다고 하더니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어떤 안을 100% 받아들이겠다는건지 불투명해졌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실무협상을 담당하는 이태규 사무총장이 “국민의힘이 저희한테 제시한 방안은 경쟁력 조사와 유선전화 10%였다”고 말하며 혼란이 생긴 것이다. 유선전화는 수용할 수 있지만, 적합도 조사는 거부한 것으로 해석되면서다.

   
▲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TV토론회를 열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어젯밤은 정치를 시작한 이후 가장 긴 밤”이었다는 안 후보의 결심이 해석차를 두고 오히려 논란만 빚자 이번에는 두 후보가 동시에 ‘양보’를 선언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후 후보자 등록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여론조사 기본원칙에는 어긋나지만, 안 후보가 제안한 무선 100%를 받아들이겠다"면서 사실상 경쟁력과 적합도 조사를 진행하되, 무선전화 100%로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 결정으로 제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택되지 못하는 정치적 손해를 입게 될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서울시장을 탈환해 정권교체 교두보를 마련하라는 국민 지상명령을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시각 안 후보도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힘이) 원하는 대로 모두 수용하겠다”면서 오 후보가 말한 경쟁력과 적합도를 각각 50%씩 물어보고, 김 위원장이 추가로 요구한 유선전화 10%를 포함하는 것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서로 대립하던 두 후보가 동시에 ‘양보’를 ‘양보’하면서 실무협상단의 협상도 제기됐지만, 이번에는 누구의 ‘양보’를 받아들여야 할지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10년 동안 개인의 대권욕을 위해서 창당과 탈당, 합당의 난리통 정치를 만든 분이나, 모든 아이들에게 밥 안주겠다고 싸우다 스스로 던진 자리를 다시 찾겠다는 분이나 모두 자격 미달”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서울 시민들 보기에 부끄럽다. 이제 그만 막장극에서 내려오시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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