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 손흥민(23·레버쿠젠)의 재능이 돋보이는 한판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0일(한국시간) 캔버라 스티다움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전반 추가시간 터진 조영철의 골에 힘입어 오만을 1-0을 제압했다.

이날 경기에서 최전방 조영철을 필두로 좌우 측면엔 손흥민과 이청용, 섀도우 스트라이커 자리엔 구자철이 뒤를 공격진을 형성했다.

‘쌍용’ 이청용과 기성용, 분데스리가에서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구자철이 가세했지만 한국 공격의 핵은 역시 손흥민이었다.

   
▲ 10일 오후(현지시각)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에서 한국이 1-0으로 승리를 거두자 손흥민이 교민들을 향해 박수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손흥민은 전반 7분 기성용의 45m짜리 롱패스를 받아 장거리 슛으로 연결했다. 슈팅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지만 탈 아시아적 클래스를 입증하는 장면이었다. 뿐만 아니라 손흥민은 코너킥과 프리킥에서 ‘키커’로의 능력도 충분히 보여줬다.

슈팅은 거침없이 골대를 향해 날아갔다. 전반 44분 프리킥 상황에서 날린 슈팅은 골키퍼 알 합시의 선방에 막혔지만 얼마 전 사우디와의 경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지난 사우디전 경기 종료 시점 보여준 무회전 프리킥이 재현된 느낌이었다.

종횡무진 운동장을 누비는 손흥민을 막는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만 수비수들은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강하게 저지했고, 한국 대표팀은 반칙을 얻어내거나 공간을 얻어낼 수 있었다. 손흥민은 존재만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대형스타로 성장했음을 몸소 증명했다.

오만은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강한 태클로 저지했다. 그만큼 손흥민은 한국 공격의 ‘토털패키지’였다.

손흥민은 경기 후 "오만 선수들이 뒤로 처져 있어서 슈팅 공간이 많이 나왔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며 "잘 풀어나갔으면 골을 넣었을 텐데 아직 더 배워야 할 게 많다고 느꼈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였다"는 소감을 전했다.

2차전 쿠웨이트와의 격돌을 앞두고는 "선수들의 체력 회복이 중요하다"며 "쿠웨이트전도 오늘 경기와 비슷할거라 본다. 서두르지 않고 부담감을 내려놓으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임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