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기자] 자동차가 발전을 하면서 좀 더 편안한 운전을 위해 다양한 장치들이 개발돼 왔다. 이중 클러치 페달이나 변속 지렛대의 조작 없이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의 조작만으로 속도와 구동력을 자동으로 변환할 수 있도록 발전한 것이 자동차의 변속기다. 보통 자동변속기라고 하는 이장치는 이제 당연하고 기본적으로 장착 되어야 하는 장치가 돼버렸다.

   
▲ 산업부 김태우 기자
처음 개발 당시엔 변속 시 충격과 변속 이후의 이질감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기도 했지만 현재는 언제 변속이 되었는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변속되며 편안함은 물론이고 직접 변속을 하는 수동변속기보다도 빠른 시간에 정확하게 변속이 가능한 자동변속기도 많아졌다.

이는 그동안 많은 완성차 업체들과 더불어 부품회사들이 많은 노력과 자본을 동원해 좀 더 빠르고 부드럽게 변속되는 자동변속기 개발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자동변속기 분야의 전문기업들이 이 영역의 노력을 도맡아 하는 추세도 보이고 있어 아쉽기도 하다.

해외의 명차라고 불리는 자동차들은 오랜 역사와 각사 나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정을 받고 비싼 값으로 팔리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자동차를 움직이는 매개체역할을 해주고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핵심 부품인 변속기는 자사의 제품이 아니고 이미 인정을 받은 부품사의 제품을 사다가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ZF사다.

ZF사는 독일의 부품회사로 ZF사에서 제작된 자동변속기는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등 최고급 차량은 물론 벤츠나 BMW, 아우디를 비롯해 수많은 자동차에 들어간다. 승용차는 물론 버스나 대형트럭에도 들어간다. 지난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9단 자동변속기를 상용화하기도 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다.

또 IT업계의 기계식키보드에서 사용되는 스위치 생산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우수한 회사다. 이런 ZF사의 제품을 소의 명차라고 불리는 완성차 업체들에 장착돼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자사의 기술계발에 힘을 쏟아 독자적인 기술로 현재 많은 발전을 해온 회사도 있다.

바로 국내 완성차회사인 현대·기아자동차다.

현대·기아차는 1980년대까지 일본산 변속기를 전량 수입해 사용하던 수준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2000년 후반 해외 완성차 브랜드에 독자개발 변속기를 수출할 수 있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한마디로 변속기 기술을 선도하는 유일한 완성차 메이커로 우뚝 선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 중국의 장성기차, 화신기차를 시작으로 2011년에는 크라이슬러로부터 전륜 6단 자동변속기를 수주함으로써 해외에서 변속기 기술력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런 결과가 완성차 메이커로서는 최초이자 변속기 전문 업체를 포함해 세계에서 세 번째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또 후륜 8단 자동변속기를 독자 개발에 성공하며 현대기아차가 변속기 분야의 선두업체로 도약했음을 증명했다. 현대·기아차가 독자 개발한 후륜 8단 자동변속기는 현재 제네시스와 에쿠스, K9등 대형 세단과 모하비 등 4개 차종에 탑재되고 있다.

   
▲ 현대기아자동차 자동변속기를 제작하는 현대파워텍.

이런 현대·기아차가 독자적인 자립을 위해 기술개발에 힘을 써온 것은 1988년 미쓰비시의 4단 자동변속기 라이센스를 받아 독자적인 생산에 들어가면서 부터였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단순 조립만 하는 수준에 불과 했다.

이후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라이센스를 받아 조립하던 미쓰비시의 전륜 4단 변속기를 바탕으로 국내실정과 현대·기아차의 엔진에 맞게 기존 3축 구조에서 2축 구조로 변경하고 기어비와 허용 토크용량을 확장 하는 등을 통해 내구성과 변속감을 향상시켜 나갔다.

구형 엑센트 및 아반떼에 장착된 전륜4단 자동변속기는 일본 미쓰비시의 변속기를 토대로 개량했다. 알파 엔진 독자개발과 함께 소형차에 적용되는 알파 전륜 4단 자동변속기, 베타 전륜 4단 자동변속기 등을 생산하며 자체기술을 확보해 왔다.

이런 단계를 거치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현재 현대·기아차는 2010년 10월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 인근 롤링힐스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국제 파워트레인 컨퍼런스’에서 당당히 후륜 8단 자동변속기를 선보였다.

부품 전문 업체를 포함해서는 독일의 ZF, 일본의 아이신에 이은 세계 세 번째, 완성차 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독자개발에 성공한 성과이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약 4년의 개발기간과 635억원의 개발비용을 투입하였으며, 55kg/m의 허용토크용량을 확보해 고성능, 고출력 엔진에 적합한 성능을 갖춘 세계 최고 단수의 변속기를 개발한 것이다.

이로써 2011년 3월 현대차는 100% 국산 기술력으로 완성된 ‘2012년형 에쿠스’와 ‘2012년형 제네시스’를 출시하며 기존 독일 ZF사와 일본 아이신사의 수입 후륜 6단 자동변속기를 대체했다.

완성차 메이커로는 세계 최초로 현대기아차의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한 후륜 8단 자동변속기는 가속성능 및 연비 향상, 부드러운 변속감(변속충격 감소), 소음 및 진동 개선 등의 성능 향상을 이뤄냈으며 127건의 특허를 획득하며 글로벌 탑 5위의 자리를 넘어 정상을 향에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