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을 맞아 국내 주요그룹 총수들은 하나같이 ‘위기’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으로 이들은 올해 경영환경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았다. 총수의 부재로 조용히 새해 업무를 시작한 삼성, SK, CJ 등을 제외한 대부분 총수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과제와 전략을 신년사를 통해 강조했다.

국제유가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건설경기가 올해도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굴지의 건설명가인 현대건설의 위기관리 능력이 관심을 모은다.

특히 올해 건설경기가 지난해보다 시장불안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리스크 매니지먼트(RM)에 대한 능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건설은 과거 실적과 건수 및 크기 위주의 저가 수주경쟁에서 탈피해 규모는 작더라도 고수익이 보장되는 효율적 사업장에서의 해외수주를 목표로 하는 등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목표인 ‘그롤벌 건설리더를 지향하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지속적인 체질개선과 기업문화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며 의지를 다졌다.

이러한 현대건설의 즉각적인 조치는 최근 내부 인사이동과 부서신설 등의 움직임에서 엿볼 수 있다.

먼저 현대건설은 '본부'와 하부 조직인 '실' 사이에 '사업부'라는 조직을 신설했다.

'사업부'는 본부 아래 실별로 나눠져 있는 영업, 설계, 시공 등 실무조직을 통합관리해 프로젝트 전과정을 컨트롤하며 수익극대화를 모색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이달 초 국내외 영업본부를 통합하고 글로벌마켓팅본부를 출범했다. 이는 국내와 해외로 이분화돼있는 영업조직을 해외중심으로 통합해 국내영업도 글로벌 수준의 체계적이고 고도화된 전진조직으로 바꿔 효율성을 극대화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는 올해 현대차그룹의 한전본사 이전이 최대사업으로 손꼽히며 수익개선 및 명가재건을 위한 탄탄대로가 예상된다.

   
▲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한전본사 부지 인수전에서 새 주인으로 선정되면서 글로벌 컨트롤타워(GBC)를 통해 계열사를 이 곳에 집중해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밝혔다.

특히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시무식에서 “한전부지에 105층 건물을 지어 그룹 이미지를 높이고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현대건설의 발걸음 역시 분주하다.

현대건설은 한전부지 개발 사업을 위해 조직 내 ‘강남사옥프로젝트 테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최근 해외 설계사를 대상으로 기초 설계 공모에 들어갔다.

물론 서울시와 용도변경 및 공공 기여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이 절차를 거쳐 최종 건축허가를 받으면 착공하게 된다.[미디어펜=조항일기자]